영화 ‘나랏말싸미’(조철현 감독)이 평점 테러와 역사 왜곡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나랏말싸미’는 지난 24일 하루 동안 전국 15만 1281명의 관객을 동원해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총 누적관객수 17만 1350명.
개봉 첫 날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지만 개봉 전 역사 왜곡 논란으로 곤혹을 치렀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나랏말싸미’는 모든 것을 걸고 한글을 만든 세종과 불굴의 신념으로 함께한 사람들,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영화.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는데 불교 승려 신미대사가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과정에 크게 관여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신미대사가 세종의 조력자 수준을 넘어 한글 창제에 공을 세웠다고 묘사된 것에 대해 논란이 불거진 것. 일부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반감을 드러냈고 평점 테러로 이어졌다.
연출을 맡은 조철현 감독이 언론배급시사회 당시 “사극을 만드는 과정에서 배운 게 있다면, 아무리 (역사에 대해)아는 게 많다고 하더라도 ‘진짜로 이게 맞을까?’라고 의심하는 통찰력을 이 영화를 통해 특히 배운 거 같다”며 “그래서 저는 영화의 오프닝 부분에 훈민정음 창제 중 하나의 과정일 수 있다는 자막을 넣었다. 감독으로서 넣고 싶지 않은 자막이지만 역사 앞에서 누구나 겸허해야한다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는데, 이 발언으로 논란이 더욱 거세졌다.
이뿐 아니라 ‘나랏말싸미’ 상영 전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평전’(저자 박해진)의 출판사 도서출판 나녹이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재판부는 “‘나랏말싸미’는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평전’의 2차적저작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나랏말싸미’ 측은 “법원이 도서출판 나녹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신미대사가 훈민정음 창제에 관여하였다는 주장은 이 사건 저작물의 작성 이전부터 존재하였으므로 이러한 배경설정은 아이디어나 이론에 불과한 것으로서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이번 사건에서 법원의 판단입니다”고 밝혔다.
이어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평전’은 훈민정음 창제 과정에서 있었던 개별적 사실들을 연대기적으로 나열하는 표현방식을 취하고 있는 바 이로 인해 주요 인물들의 성격 및 그로 인한 갈등구조들에 대한 구체적 묘사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재판부는 판단했습니다”고 설명했다.
역사 왜곡 논란으로 이어진 평점 테러, 그리고 출판사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상영 전부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개봉 첫 날 박스오피스 1위를 한 것을 비롯해 예매율 2위를 하는 등 ‘나랏말싸미’를 향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kangsj@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