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이닝을 끝내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전반기 최원준(25)은 두산 베어스에서 ‘마당쇠’ 역할을 했다. 외국인 선수 세스 후랭코프가 부상으로 빠져 있을 때에는 임시 선발로 나섰고, 후랭코프 복귀 이후에는 불펜으로 자리를 옮겨 이닝 소화를 꾸준히 해왔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그는 지명 전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입단 후에는 갑상선에 이상이 생겨 두 차례나 수술대에 올랐다. 비록 부상으로 제대로 몸을 만들지 못했지만, 동국대 재학 시절 보여줬던 안정적인 운영 능력 등은 높은 평가를 받아 1군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다.

약 2년 간의 기다림은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했다. 최원준은 올 시즌 16경기에서 1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2.18의 성적을 남기며 두산 불펜 한 축을 담당했다. 김태형 감독은 “1군에서 쓰임새가 많은 선수”라며 최원준의 활약에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최원준은 “지난해에는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마음만 급했던 것 같다. 그러나 올해는 차이가 느껴질 정도로 몸 상태가 좋다”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최원준은 구속을 눈에 띄게 끌어 올리면서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갔다. 지난해 140km 초반에 그쳤던 직구가 145km 정도까지 나왔다. 사이드암 투구폼에서 볼끝에 변화가 있는 빠른 공을 던지면서 타자를 까다롭게 했다.
최원준은 “올해 준비하면서 웨이트를 많이 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라며 “확실히 직구에 힘이 생기니 카운트를 잡을 때에도 공격적으로 들어가게 된다. 범타도 많이 많이 나오다보니 아웃 카운트 잡기도 편한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태형 감독의 믿음과 선배들의 조언은 최원준에게 힘이 됐다. 데뷔 첫 선발 등판인 6월 16일 LG전에서 최원준은 2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1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부진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선발 후보군에서 제외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6월 22일 SK전에 다시 한 번 기회를 받았고, 4⅓이닝 1실점으로 안정적인 피칭을 펼쳤다.
최원준은 “사실 첫 선발 등판 기회를 받았던 LG전에서 잘 던지고 싶었는데, 마음처럼 안됐다. 그런데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셨고, 덕분에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또 김승회 선배님도 첫 등판을 마치고 ‘1회 1점씩 준다고 생각하고 긴장하지 말고 던져라’고 조언을 해주셨고, 박세혁 선배님도 '잘하고 있다'라며 격려해고 마운드에 있을 때 내가 편하게 던질 수 있도록 많은 부분을 맞춰주셨다. 덕분에 많은 힘을 얻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최원준의 “올 시즌 목표는 일단 1군에서 끝까지 형들과 함께 완주하고 싶다. 팀이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필요할 때 마운드에 올라서 최대한 야수들이 힘들지 않도록 빠르게 승부를 보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