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돔구장' 꼭 필요한가, 100억원 예산 추가 '낭비' 우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7.26 12: 20

“돔구장을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대전시는 지난 25일 새 야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야구장 형태는 개방형으로 하되, 추후 돔구장으로 증축 가능하도록 공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돔구장 방안에 대해 마지막까지 깊이 고민했지만 지금 대전시 재정 계획을 살펴 봤을 때 재정 부담이 꽤 컸다. 여러 전문가들과 한화 구단을 비롯한 사업 관계자들이 개방형을 희망했다”고 말했다. ‘추후 돔구장’으로 일종의 절충안을 마련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youngrae@osen.co.kr

대전 ‘돔구장’ 열망은 지역 민심에서 피어나고 있다. 야구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관광이 어우러진 랜드마크로 돔구장을 만들어 원도심을 활성화하고, 지역 경제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주장. 야구장 인근 주민들도 폭염, 우천, 미세먼지 등 기후 및 소음 문제를 해결을 위해 돔구장 요구하고 나섰다. 
지역 민심을 외면하기 어려웠던 대전시에서도 계획대로 개방형을 고수하면서도 향후 돔구장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다만 이로 인해 당초 예정된 사업비 1393억원에서 추가 비용 100억원가량을 투입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향후 돔구장 증축시 돔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기초 공사를 하는데 필요하다. 
허태정 시장은 “미래 환경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돔구장) 기반을 갖출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추가 비용이 100억원 정도 필요하다”며 “당장 100억원은 큰 돈으로 매몰비용에 대한 우려를 이해가 된다. 하지만 앞으로 최소 50년 정도 구장을 쓴다고 보면 환경 변화 대응에 준비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애매모호한 대전시의 결정에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자문위원회는 연간 유지관리비만 60~70억원이 드는 경제성을 이유로 돔구장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실패한 돔구장’ 평가를 받는 서울 고척 스카이돔도 지하상가가 만성 적자에 시달리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보다 인구수, 접근성이 떨어지는 대전에서 수익 창출을 기대하긴 무리다. 
서울 고척스카이돔. /soul1014@osen.co.kr
대전시는 돔구장 증축을 ‘재정 여건이 호전되는 시점’이란 전제를 달았다. 명확한 시기를 못박지 않았다. 이로 인해 100억원 추가 비용이 매몰돼 예산 낭비가 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리하게 공사를 확장하는 것보다 관중석, 선수단 편의 시설 강화에 내실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현실적이지 않은 돔구장에 집착하다간 배가 산으로 갈지도 모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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