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줄 기회 달라" 공필성 대행의 수습책 1호 ‘베테랑 기 살리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7.27 05: 42

롯데 자이언츠 공필성 감독 대행이 선택한 1차적인 분위기 수습책은 베테랑들의 기 살리기다. 공필성 대행은 그들에게 기회를 줄 것임을 분명히 언급했다. 하지만 기회의 부족을 언급한 베테랑들은 스스로 증명을 해야 한다.
공필성 감독 대행은 난국의 상황 속에서 팀을 맡았다. 전반기가 끝나고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이 동반 퇴진하면서 홀로 분위기 수습의 몫을 떠 안았다. 공필성 대행은 1,2군 코칭스태프 개편을 펼쳐 분위기 쇄신에 나섰고, 주장을 손아섭에서 민병헌으로 교체하면서 변화를 도모했다.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공필성 감독 대행 입장에서는 분위기를 수습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했다.
그리고 공필성 감독 대행이 선택한 또 하나의 방법은 ‘베테랑 기 살리기’였다. 지난 26일 후반기 첫 경기를 앞두고 공필성 감독 대행은 후반시 어떤 방법으로 선수단을 꾸려갈 지에 대한 계획을 얘기하면서 베테랑들을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베테랑들과 면담을 통해 내린 결단이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더 이상 성적에 대한 의미는 사라졌다. 성적보다는 미래 자원에 대한 기회 부여를 통한 리빌딩이 주 목적이 될 수 있었다. 방향성의 문제였다. 하지만 공필성 감독 대행은 이러한 인위적인 리빌딩보다는 올 시즌 동안 기회가 부족했던 베테랑들의 기를 살려주는 방향을 선택했다. 
전반기의 롯데는 베테랑들보다는 신진급 세력에 더 힘을 실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 동력을 만들어주기 위한 방안이었다. 주전급 선수들의 지위는 견고했지만 그 외의 자리에는 비슷한 역량의 판단이라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우선적으로 돌아갔다. 육성과 성적을 동시에 잡기 위해 노력했다. 전임 양상문 감독 입장에서 동전의 양면 같은 부분들을 조화시켜야 했다. 누군가는 맡아서 진행을 했어야 하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전반기 꼴찌였고, 기회를 줬던 젊은 선수들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과가 좋았다면 지금의 내홍을 겪지도 않았을 터이지만, 결과물을 얻지 못한 가운데 내부의 불만들은 쌓일 수밖에 없었다. 
공필성 감독 대행은 베테랑들의 건의 사항을 접수했다. 기회를 좀 더 달라는 게 베테랑들의 공통된 요지. 공필성 대행은 지난 26일 SK전을 앞두고 “1,2군 베테랑들과 면담을 했다.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하더라”면서 “개인적인 생각은 고참들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아름답게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공필성 대행은 이들의 요구를 수용했다. 이들을 무조건적으로 배제하고 남은 시즌을 꾸려갈 수는 없다는 생각이고, 이들의 기를 살려주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분명 전제도 달렸다. 스스로 기회를 얻을만한 결과를 내고 증명을 하라는 것.
공 대행은 “기회는 줄 수 있다. 하지만 본인들이 어떻게 기회를 만드냐가 중요하다. 일단 베테랑 선수들에게 몸을 우선 만들어라고 얘기를 해줬다. 몸을 만들어서 기회를 달라는 주문을 1,2군 코칭스태프가 확인할 수 있게끔 해달라고 얘기를 해줬다”면서 “2군에서도 몸 상태를 끌어올려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결과가 없다면 기회도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베테랑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명제 아래 베테랑들 스스로 증명을 해서 1군에서 기회를 줄 수 있게끔 만들어보라는 공필성 대행의 메시지다.
지난 24일, 베테랑 야수들인 문규현과 정훈이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그리고 마무리 투수 보직 역시 베테랑 손승락으로 회귀하는 것도 ‘베테랑 기 살리기’와 결을 같이한다. 결을 같이 한다. 공필성 대행은 “안 좋은 모습도 보여줬지만 그래도 경험 있는 선수들이 위기일 때 해줘야 한다.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본인도 마무리로 돌아가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공필성 대행은 팀 분위기 수습의 중책을 맡았다. “팀의 방향보다는 일단 50경기 동안 팀 분위기를 수습하는 게 우선이다”고 말했다. 공필성 대행은 면담을 통해 고참들의 요구에 응답했고, 이젠 고참들이 스스로 증명을 해야 할 때다/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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