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울월드컵경기장, 이승우 인턴기자] 세징야(대구)의 ‘호우’ 세리머니로 자신의 우상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경의를 표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한국 축구를 향한 기만행위 뿐이었다.
'하나원큐 팀 K리그'는 지난 26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이탈리아 세리에A 명가 유벤투스와 친선전서 오스마르(서울), 세징야, 타가트(수원)의 골을 앞세워 3-3으로 비겼다.
호날두를 둘러싼 논란이 이날 한국 축구를 뜨겁게 달궜다. 전반엔 열렬한 환호를 받았지만 후반 내내 관중들의 야유를 받았다. 앞서 경기 주최사 측과 프로축구연맹은 호날두가 45분 이상 출전한다고 공언했지만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호날두를 기다린 건 팬들만이 아니다.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도 호날두와 만남을 고대하고 있었다. 많은 선수들이 슈퍼스타인 호날두와 유니폼 교환을 원했다.
세징야는 그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인 의사를 표한 선수다. “호날두에게 경기 전에 미리 이야기해서 유니폼 바꾸자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날 경기에 선발출전한 세징야는 1-1로 팽팽하던 전반 45분 김보경의 패스를 받아 슈팅해 유벤투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세징야는 호날두 앞에서 보란듯이 호우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자신의 우상 앞에서 최고의 경기력과 세리머니로 경의를 표했다.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세징야는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호날두와 유니폼 교환에 성공했다”며 소원을 성취했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믹스드존을 빠져나간 세징야는 선수단 버스 앞에서 호날두를 기다렸다. 유벤투스 선수 중 가장 마지막으로 나온 호날두와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린 것이다.
하지만 이날 호날두는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다. 팀 K리그와 경기에 45분 이상 뛰어야한다는 계약을 어겼을 뿐만 아니라 팬들을 대하는 태도에도 문제가 있었다.
호날두는 경기에 앞선 오후 4시 용산구의 그랜드하얏트 호텔서 200여 명의 팬들이 참석한 가운데 팬미팅 및 팬사인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경기를 위한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불참했다.
하지만 경기에 결장하면서 그마저도 핑계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는 호날두와 유벤투스가 K리그와 축구 팬을 명백하게 기만한 것이다.
호날두는 경기 내내 벤치에 앉아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과 상대인 팀 K리그를 향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았다. 믹스드존을 빠져나갈 땐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 raul1649@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