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새로운 외국인 타자 윌리엄슨이 데뷔전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윌리엄슨은 지난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6번 우익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삼성은 7-6으로 승리하며 2연승을 달렸다.
삼성은 시즌 전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투수 헤일리가 19경기(87⅔이닝) 5승 8패 평균자책점 5.75을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삼성은 외국인 투수 교체 카드를 빼들었다.

삼성의 선택은 놀랍게도 외국인 타자 윌리엄슨이었다. 삼성의 선택이 놀라운 이유는 현행 KBO리그 규정상 외국인 타자 2명을 동시에 기용하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KBO리그 야구규약 외국인선수 고용규정 제3조와 제4조는 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는 2명뿐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 투수가 등판하지 않는 경기에서는 외국인 타자 2명이 출전하는데 문제가 없다. 문제는 외국인 투수가 등판하는 경기다. 이 경우에는 외국인 타자 2명 중 한 명이 벤치에 앉아야 한다.
이 규정 때문에 KBO리그 구단들은 외국인 투수 3명을 선발투수 2명과 타자 1명으로 구성하는 것이 보편화 됐다. 이 구성이 아니면 외국인 선수 기용에 제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2014년 KIA 타이거즈 어센시오처럼 외국인 투수 2명 중 1명을 불펜투수로 구성하는 사례도 있었지만 일시적인 시도로 끝났다.
2인 외국인 타자 체제는 선수 한 명이 대략 5경기 중 1경기에는 나설 수 없게 된다. 외국인 선발투수는 건강히 시즌을 보낸다면 29~31경기 가량 등판한다. 전체 시즌의 20.1%에서 최대 21.5%는 한 타자가 계속 벤치에 앉아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대타로도 나설 수 없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30홈런 타자는 24홈런 타자가 되고,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5.0짜리 타자는 WAR 4.0짜리 타자가 된다. 물론 휴식을 취하게 될 두 번째 외국인 타자가 이렇게 MVP급 활약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그렇다면 더욱 누적 기록은 기대하기 힘들다.
몸값 책정의 어려움도 있다. KBO리그에 오는 외국인타자들이 규정상 시즌의 80%밖에 경기를 뛸 수 없으니 연봉도 80%만 받아줄리가 없기 때문이다. 다른 선수들과 비슷한 연봉을 주고 80%밖에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구단에게는 부담이다.
이런 수 많은 이유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대담한 실험을 시작했다. 팀이 5위권 경쟁과는 조금 멀어졌고 잔여경기는 50경기도 남지 않은 상황이기 감행할 수 있는 도전이기도 하다.
삼성의 경기당 득점은 4.54점으로 리그 6위를 기록중이다. 하지만 6~7월에는 4.30득점으로 동기간 리그 8위로 떨어졌다. 주축타자 구자욱이 부상을 당했고 타선이 침체에 빠진 모습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타자는 곧바로 타선에 활약을 불어넣을 수 있는 최고의 카드다.
여러 복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평범하지 않은 선택을 한 삼성은 일단 겨우 한 경기이기는 하지만 윌리엄슨의 데뷔전에서 7점을 뽑아내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받아들었다. 과연 삼성이 이 독특한 전략을 다음 시즌까지 이어갈지 지켜보자.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