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 터너(KIA)가 154km의 강속구를 던졌지만, 웃지 못했다. KIA 타이거즈의 고민은 점점 깊어져 갔다.
터너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10차전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9피안타 1볼넷 8실점(7자책)을 기록했다.
터너는 전반기 20경기 4승 9패 평균자책점 5.16으로 부진했다. 불펜 이동에 대한 고민도 했지만, 후반기 시작에 앞서 박흥식 감독대행은 "전반기 마지막 비교적 잘 던졌다. 앞으로도 (선발로) 지켜봐야할 것 같다. 이제 팀이 49경기 남았는데, 선발 투수로 꾸준히 기용할 계획"이라며 터너에게 믿음을 실어줬다.

이날 경기에 앞서서도 박흥식 감독대행은 "전반기 막바지에 공이 나쁘지 않았다. 또 타자와 정면승부를 펼치려고 했다. 자기 공을 믿고 정면 승부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하며 터너의 호투를 바랐다.
1회와 2회. 터너는 무실점을 기록하며 박흥식 감독대행의 믿음에 응답하는 듯 했다. 그러나 비로 인해 흐름이 끊겼다. 3회초 종료 후 잠실구장에는 강한 비가 내렸고, 결국 우천으로 인해 경기가 약 25분 중단됐다.
3회말 마운드에 오른 터너는 선두타자 김재호에게 안타를 맞은 뒤 정수빈 타석에서 나온 희생 번트를 직접 잡아 1루에 송구했다. 그러나 공이 빗나갔고, 그사이 1루에 있던 김재호는 홈으로, 정수빈은 3루에 안착했다. 이후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한 터너는 3회말 4점을 내줬다.
4회말에도 수비 실책으로 선두타자 김재호를 내보낸 터너는 정수빈의 안타, 박건우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위기에 몰렸고, 페르난데스와 오재일의 연속 안타로 3점을 추가로 내줬다. 여기에 뒤이어 올라온 이준영이 승계 주자에게 홈을 허용하면서 터너는 8실점(7자책)으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이날 터너가 던진 최고 구속은 154km. 전반적으로 구속도 나쁘지 않고, 초반의 모습을 보면 컨디션 역시 나쁘지 않아 보였다. 비라는 큰 변수가 있었지만, 후반기 최악의 출발을 하면서 터너는 믿음에 보답하지도 못하고, 설자리를 조금씩 잃어가게 됐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