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올 시즌 이형범(26)은 두산 베어스의 복덩이로 나타났다. 포수 양의지가 자유 계약(FA) 자격을 얻으면서 NC 다이노스로 옮겼고, 두산은 이형범을 보상선수로 지목했다.
2012년 특별지명 23순위로 NC에 입단한 이형범은 2018년까지 1군에서 39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었지만, 군필 자원에 투심을 비롯해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두산으로 팀을 옮긴 이형범은 ‘대박 카드’가 됐다. 추격조로 시즌을 맞이했지만, 필승조를 거쳐 어느덧 팀의 뒷문을 지키는 클로저로 발돋움했다. 전반기 48경기에 나와 이형범은 5승 1패 1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1.87의 성적을 거뒀다.
이형범은 전반기를 되돌아보며, "이런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게 너무 좋고 행복하다. 감독님께서 믿고 맡겨주시면서 더욱 자신감이 붙었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올해 잘 마치고 이를 발판으로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서 그는 "마무리 투수에 적응했다기 보다는 세이브 상황을 의식 안하고 똑같이 접전 상황에 나선다는 생각을 갖고 나간다. 세이브가 올라가면서 나도 모르게 세이브 상황이라는 부담이 생겼다. 그 때부터 타자를 상대하는 것이 어려워져, 다시 편한 마음을 먹고 들어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반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서는 첫 세이브를 올릴 때를 이야기했다. 이형범은 6월 2일 KT전에서 7-4로 앞선 8회 올라와 2이닝 동안 2탈삼진 퍼펙트로 데뷔 첫 세이브를 거뒀다. 그는 "마침 3점 차였고, 8회부터 2이닝을 던져 세이브를 거뒀다. 세이브를 한 뒤 (박)세혁이 형과 포옹을 했는데, 그 때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최근 좋은 성적이 나면서 이형범은 어느덧 두산의 '인기 스타' 중 한 명이 됐다. 출・퇴근 이형범의 모습이 보이면 많은 팬들이 몰린다. 이형범은 "그 전에는 많이 못 알아보셨는데, 이제 사인도 해달라고 하고, 선물도 주시곤 한다. 정말 감사하다"라며 "야구를 좋아하다는 팬들께,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약속이 있거나 급한 일이 아니라면 다 해드려고 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형범은 오는 11월에 열리는 '프리미어12' 국가대표 90인 예비 엔트리에 포함됐다. 지금과 같은 피칭이라면 생애 첫 태극마크도 꿈꿀 수 있는 상황이다. 이형범은 "사실 내가 몇 년 동안 잘한 선수도 아니고, 올해 전반기에만 잘한 것"이라고 조심스러워하며 "프로 입단 전에도 국가대표로 나간 적은 없었다. 그만큼 대표팀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멀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이어서 "모든 선수들이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나라를 대표해서 나가는 것이니 영광스러울 것 같다. 계속 잘하면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다만, 너무 의식하지는 않겠다"고 이야기했다.
국가대표에 앞서서는 한국시리즈에 목표가 컸다. 그는 "스프링캠프 때 이현승 선배님과 방을 같이 썼다. 그 때 이현승 선배님께서 한국시리즈에서 던지는 모습을 생각해보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상상해보니 해보고 싶고,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겨 동기부여도 많이 됐다"라며 "잘해서 한국시리즈에 나가서 던지고 말이 현실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꿈꾸고 있는 많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후반기 성적이 중요해졌다. 이형범은 "루틴으로 하는 운동이 있는데, 빼놓지 않고 하려고 한다. 또 릴리스포인트를 벗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캐치볼할 때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라며 "지금 팀이 3위에 있는데, 2위와 승차를 줄이고 막바지에는 1위 싸움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