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의 발언 때문에 논란이 또 생겼다.
사리 감독은 지난 26일 팀 K리그와의 친선경기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호날두 결장을 지적하는 한국 기자들의 날 선 질문이 계속되자 문제의 발언을 했다. 사리 감독은 “크리스 티아누 호날두의 근육에 피로가 쌓여 결장했다”며 “호날두가 뛰는 걸 그렇게 보고싶거든 이탈리아로 와라. 내가 비행기값을 주겠다”고 말했다.
통역을 맡은 알베르토 몬디는 사리 감독의 발언을 건너 뛰었다. 제대로 통역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국내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이탈리아 매체 엘 비앙코네로가 문제의 발언에 대해 보도했다.

문제는 일부 팬들이 제대로 통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알베르토의 SNS를 찾아가 화풀이를 하고 있는 것.
사리 감독의 인터뷰는 이미 동영상으로 공개된 상황. 문제가 되는 발언은 "Se signore lo vuol venier in italia il viaggio te lo pago io"이 부분이다. 문장 그대로 번역하면 "내가 비행기 표를 사주겠다"가 맞다. 하지만 대화하는 상태 혹은 기자회견 상태라면 의미가 조금 달라질 수 있다.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다양한 강연과 집필활동을 펼치고 있는 구지훈 박사는 사리 감독의 발언이 이탈리아식 농담이라고 설명했다. 구지훈 박사는 사리 감독이 경기 후 상황을 읽지 못한 채 무리한 농담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구 박사는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리의 발언이 상황에 맞지 않고 경솔한 것은 분명하다"고 전제한 뒤 "가장 문제가 되는 발언은 비행기 표를 사주겠다는 말이다. 그런데 사리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분명 존칭어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내용은 이탈리아식 유머다. 이탈리아어를 안다면 폄하의 발언이라고 보기 힘들다. 굳이 문제로 판단하면 냉소적인 분위기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존칭어 사용에 이어 바쁜 일정 때문의 잘 정리된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 같다.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사리 감독이 한국을 폄하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구지훈 박사의 이야기는 알베르토의 말과 일맥상통 한다. 또 유럽축구 칼럼니스트 이윤철 씨는 "글로 읽는다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농담이라고 봐야 한다. 이미 사리 감독은 감독 생활을 하며 여러가지 실언을 했다. 따라서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