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 친선전, 호날두만 뛰었어도 넘어갔을 문제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9.07.29 16: 28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 유벤투스)의 결장은 실로 많은 논란과 피해자를 남겼다.
호날두는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K리그 올스타격인 '팀 K리그'와의 친선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6만 3000여명의 관중들이 지켜보고 있었지만 끝내 호날두는 나오지 않았다.
호날두는 당초 45분 이상 출전하기로 계약이 돼 있었지만 아무런 언질없이 출전하지 않았다. 벤치만 지켰던 호날두와 유벤투스는 사과 없이 그대로 출국해 버렸다.

그러자 국내에는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사흘이 지났지만 여전하게 논란이 되고 있다. 당장 온라인에선 난리가 났다. 유벤투스와 호날두 공식 채널에는 이미 온갖 악플과 함께 항의가 난무하고 있다.
급기야 비싼 티켓 가격을 치르고 경기장을 찾았던 많은 팬들은 '호날두 노쇼'에 대한 책임을 주최사인 '더페스타'에 물어 법적인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호날두가 예정대로 경기장에 뛰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점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유벤투스 친선전의 호날두 출전 논란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
▲ 무리한 일정
우선 호날두가 경기에 나섰다면 무리한 일정은 해프닝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높았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비행기는 원래 자주 지연됐고 호주주의보와 교통체증을 감안하면 너그럽게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였다.
오히려 쉽지 않은 일정에도 호날두가 경기장에 나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격할 팬들이었다. 실제 관중들은 대형스크린에 등장한 호날두 얼굴만으로도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더구나 이런 촉박한 일정이 유벤투스에 의해 계획됐다는 것은 비하인드 스토리 정도로 남을 수도 있었다. 당초 2박3일이었지만 국내 리그 일정을 고려한 유벤투스의 노력과 한국 팬 사랑 정도로 포장됐을지 모르겠다.
▲팬사인회 무산, 킥오프 지연
비행기 연착으로 팬사인회 축소 혹은 무산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하지만 호날두를 보기 위해 몇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던 팬들도 '우리형' 호날두가 힘들 것이라 이해할 수도 있었다.
더구나 주최사인 더페스타는 호날두가 사인회에 나오지 않은 이유를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밝혔기 때문에 더욱 공감을 얻었다. 비록 많은 팬들이 실망했겠지만 호날두가 정말 경기에 뛰었다면 팬사인회 무산도 해프닝으로 넘어갔을 것이다.
킥오프 시간이 57분가량 늦어진 것은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물론 TV를 생방송으로 지켜보던 시청자들에게도 초유의 일이었다. 하지만 늦은 입국, 날씨, 교통 등으로 늦어졌고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서라도 팬들은 이해했다.
▲ 메호대전 승자
관중들은 후반이 접어들면서도 호날두가 벤치에 그대로 앉아 있자 슬슬 불안감이 밀려왔다. 몸을 풀 때도 됐는데 미동도 하지 않고 앉은 호날두를 향해 "메시"를 연호했다.
호날두가 경기에 나서 팬들에게 손이라도 한 번 흔들어줬다면 달랐을 것이다. 45분은 상징적인 숫자에 불과했고 단지 호날두가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팬들이었다. '메호대전' 승자는 메시가 아닌 호날두였을지도 모른다.
▲ 인터뷰 논란들
경기 직후 KBS 이혜성 아나운서는 잔루이지 부폰과의 인터뷰를 영어로 진행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이탈리아인 알베르토 몬디는 마우리치오 사리 유벤투스 감독의 말 중 일부를 통역하지 않으면서 불똥이 튀었다. 둘 다 호날두가 뛰었다면 웃고 넘어갔을지도 모를 논란들이었다. 
▲ 그래도 존재했던 문제점들
호날두가 출전했다면 더페스타는 일약 성공적인 행사를 치러낸 주최사로 각광받았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경기 중 A보드에 등장한 사설 토토 광고가 가감없이 공중파를 탄 점은 문제가 된다.
방송을 내보낸 KBS는 물론 광고를 유치한 더페스타는 사법당국의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KBS와 더페스타가 법적인 문제로 얽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이밖에 송종국은 유튜브 방송에서 "내가 주최측을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선수들 손을 잡고 들어가는 것에 어마어마한 돈을 받았다는 것"이라며 "호날두와 손을 잡고 들어가는 에스코트 키즈에게는 2000만 원을 내야 한다. 동심을 깨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호날두가 경기에 나섰다면 더페스타와 계약을 한 한국프로축구연맹 역시 칭찬을 받았을지 모르겠다. 실제 킥오프 지연, 호날두 결장 부분만 제외하면 나무랄데가 따로 없는 경기내용이었다. 하지만 사실상 대회 주관을 맡은 연맹은 역량이 부족해 보이는 더페스타와 계약, 현재 논란을 일으킨 원인이 됐고 이 사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불똥이 옮겨 붙을 가능성도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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