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는 크리스티아누와 호날두를 기다린 팬, 그들 뿐이다.
유벤투스와 팀 K리그 친선전이 끝났지만 논란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팬미팅을 취소했고 킥오프 시간은 미뤄졌고 호날두는 경기에 나타나지 않았다. 또 경기장 광고에는 사설 스포츠 베팅 사이트 광고가 나와 공영방송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경기 주최사인 더페스타는 일단 모든 책임을 유벤투스에 몰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공식적인 발표는 하지 않고 있다. 경기 주최의 모든 책임을 갖고 있는 주최사는 공식적으로는 입을 닫고 있다.

팬들이 가장 먼저 실망한 것은 팬미팅이었다. 더페스타는 팬미팅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호날두에 대해 "선수가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증거였다. 당시 더페스타 대표는 "중국에서 태풍으로 인해 난징 공항에서 1시간 30분이 연착됐다. 한국에 와서도 트래픽 문제가 컸다. 선수들이 많이 지친 상태다. 호날두 선수가 컨디션 관리를 요구하며 사인회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신 다른 주전급 선수들을 사인회장으로 불러오겠다. 정말 죄송하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께 주전급 선수들 친필 사인을 전부 다 받아서 꼭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이미 문제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다. 만약 당시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면 팬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또 경기장에 빨리 출발하자고 재촉했다고 이야기 했다. 그렇다면 많은 준비를 해야했다. 금요일 저녁에 열릴 경기라면 교통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경찰 호위라도 받았어야 했다. 이미 국내에서는 해외에서 방문한 축구팀들이 경찰 호위를 받은 경우가 있다. 더 시간이 없다면 헬기라도 띄워야 했다. 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킥오프 시간이 지났지만 유벤투스 선수단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경기 시작된 후에도 가장 중요한 선수라고 판단한 호날두의 출전에 대해 확은 거듭하는 것이 옳다. "엔트리에 들지 않았다", "이유를 모르겠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등의 이야기를 꺼냈다. 결국 총책임자인 네드베드를 경기 도중 찾아서 통사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더페스타 대표는 "당시 네드베드 유벤투스 부회장에게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따졌지만 '나도 호날두가 뛰었으면 좋겠어. 근데 뛰기 싫대.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미안해'라는 말 말고는 어떤 행동도 없었다"며 "누구도 행동을 취하지 않고 말만 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는 ""벤치에 가서 호날두에게 '너 경기 뛰어' 라고 할 수 있는 힘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힘이 없는 것이 아니라 주최사가 계약을 잘못한 탓이다. 상대가 약점을 파고들 수 있는 계약을 했기 때문에 유벤투스와 호날두는 계약을 쉽게 어겼다. 물론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분명한 잘못이지만 주최측이라면 말 그대로 벤치에 가서 호날두가 뛰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이 올바른 행동일 수 있다.
경기를 마친 뒤에 문제를 느낀 취재진은 프로축구연맹에 더페스타 관계자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경기장에서 더페스타의 책임자는 쉽게 찾기 힘들었다. 오히려 프로축구연맹은 주최사처럼 많은 것을 돌봤고 부담이 큰 상황에서 유벤투스와 세리에에 항의 서한까지 보냈다.
하지만 주최사는 현재 내놓은 결론이 없다. 유벤투스가 사과 방문을 한다고 했지만 정해진 날짜는 없다. 또 유벤투스가 직접 사과를 했는지도 불분명한 상태다.
더이상 피할 이유가 없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설명하고 향후 행보에 대해 이야기 하면 된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숨을 이유가 없다. 새로운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최사가 함구하고 있는 것은 의심할 수밖에 없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