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완전하게. 김승규가 김도훈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에 방점을 찍을 수 있을까.
울산 현대는 지난 30일 울산 종합 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23라운드 FC 서울과 경기에서 김보경의 멀티골과 황일수의 추가골을 더해 3-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울산(승점 51, +22)은 아직 경기를 하지 않은 전북 현대(승점 48, +27)를 제치고 잠시나마 1위로 올라섰다. 반면 3위 서울(승점 42)은 선두권 매치에서 패하며 현대가 형제들과 격차를 좁히는데 실패했다.

이날 경기는 김승규의 복귀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울산 유스 출신의 김승규는 지난 26일 3년 6개월만에 빗셀 고베를 떠나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울산은 그를 위해 이번 시즌 주전 골키퍼 오승훈을 이적시키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울산 팬들은 돌아올 김승규를 한 마음으로 환영했다. 29일 한 김승규의 팬이 울산 선수단에게 커피차를 조공한데 이어, 경기 당일은 떡으로 복귀를 반겼다,
불안과 기대가 공존한 복귀전에서 김승규는 수차례 선방으로 서울의 공세를 막아내며 제 역할을 해냈다. 본연의 임무에도 충실했지만, 김승규는 빌드업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김승규는 장기인 발을 살려 경기 내내 안정적인 후방 빌드업을 이끌었다. 짧은 패스뿐만 아니라 롱킥도 돋보였다. 그는 후반 26분 단 한 번의 롱킥으로 서울 진영까지 공을 투입하며 황일수의 쐐기골을 이끌었다.
한 골을 허용하긴 했으나 알찬 복귀전이었다. 김승규의 발이 더해지자 김도훈 감독의 빌드업 축구에 세련미가 더해졌다. 그는 "김도훈 감독님도 벤투 감독님처럼 후방 빌드업을 강조하신다. 축구 스타일이 비슷하다. 적응하기 쉽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김승규는 "과거 울산과는 축구 스타일이 변했다"라고 하며 "이전에는 롱볼 위주의 선 굵은 축구였다. 김도훈 감독님은 짧은 패스와 빌드업을 원하신다. 감독님 덕에 편하게 경기했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복귀전부터 도움을 기록한 김승규가 김도훈 감독이 추구하는 빌드업 위주의 '후니볼'의 방점이 될 수 있을까. 첫 선은 충분히 합격점이었다. 과감한 투자로 김승규를 안은 울산이 우승을 향해 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