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마운드 보직을 재조정한다. 시즌 내내 선발투수 키우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화는 31일 수원 KT전 선발투수로 좌완 임준섭(30)을 깜짝 예고했다. 임준섭의 선발등판은 KIA 시절이었던 지난 2014년 10월11일 광주 삼성전 이후 1754일 만이다. 불펜으로 줄곧 던지던 임준섭을 5년 만에 선발로 돌릴 만큼 선발진 사정이 넉넉치 않다.
한용덕 감독은 30일 KT전에 앞서 “김범수를 다시 불펜으로 쓰려 한다. 빠른 공이 강점인 선수인 만큼 셋업맨으로 짧게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임준섭도 선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임준섭은 KIA 시절 선발로 통산 42경기 9승18패 평균자책점 6.21.

김범수는 올해 선발 16경기에서 3승8패 평균자책점 5.84를 기록했다. 7월 4경기 모두 5회를 채우지 못한 채 패전투수가 되며 평균자책점 14.21로 난타 당했다. 제구가 흔들리며 무너지길 반복했고, 이닝 소화력까지 떨어지자 더 이상 선발 자리를 보장받을 수 없었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 채드벨 그리고 장민재까지 1~3선발만 고정, 나머지 두 자리를 다시 한 번 조정한다. 전반기 막판 선발 기회를 얻었던 신인 박윤철이 제구 난조를 보이며 2군에 내려갔고, 김민우도 옆구리 통증으로 3주가량 재활이 필요한 상태다.
31일 선발등판하는 임준섭은 한화의 시즌 12번째 선발투수. 외국인 2명을 제외하면 김재영-김성훈-박주홍으로 시작했지만 3명 모두 기대에 못 미쳐 장민재-김민우-김범수로 재편됐다. 여기서 장민재만 남았다. 이태양, 박윤철, 문동욱 등 대체 선발들도 부진했다.
지난해 부임한 한용덕 감독은 선발투수 육성을 최대 과제로 삼았지만 2년째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한용덕 감독도 “선발 키우기가 쉽지 않다”고 인정하면서 “이번주 선발이 많이 바뀔 것 같다. (대체 선발들이) 하는 것 보고 로테이션을 다시 조정할 것이다”고 밝혔다.
임준섭과 또 다른 대체 선발이 잘 던지면 좋지만 완전히 자리를 잡을지는 미지수. 2군 퓨처스리그에서도 불러올릴 만한 선발 자원이 마땅치 않다. 한화의 고민이 점점 깊어진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