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찾을 욕심無"..'개그콘서트' PD 밝힌 #김준호 복귀 #밴드 하차 #풍자 [종합]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19.07.31 16: 17

 박형근 PD가 2주 결방을 결심하게 된 이유부터 대대적인 개편 내용까지, 새롭게 돌아올 '개그콘서트'를 설명했다.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공개홀에서는 KBS 2TV '개그콘서트' 리허설 현장이 공개됐다. 이날 신규 코너의 리허설이 끝나고, 박형근 PD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개그콘서트'는 지난 5월 19일 1000회를 맞았다. 1999년 7월 파일럿으로 시작되고 같은해 9월 4일 정규 편성된 '개그콘서트'는 20년 동안 안방극장을 찾으며, 국민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개그콘서트'는 그간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고, 슬럼프를 맞이하기도 했다. 그리고 현재 '개그콘서트'는 정체기라고 볼 수 있는 상황. 이에 '개그콘서트' 측은 1000회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1000회 특집의 효과는 그 순간 뿐이었다. 이에 결국 '개그콘서트'는 지난 28일부터 2주 결방이라는 초강수를 내세웠다. 기존 구성에서 벗어나 새 코너를 꾸리고, 진부한 이미지를 벗겠다는 각오다. 그야말로 절치부심이다.
이날 '개그콘서트'는 2주 결방 소식을 알린 뒤, 첫 녹화를 진행했다. 박형근 PD는 '개그콘서트'의 개편에 대해 "새롭고 젋은 감각의 새 코너들을 20~30개 정도를 만들고 있다. 개편하는 과정을 한 달에서 두 달 정도로 보고 있다"고 입을 뗐다. 
새롭게 돌아오는 '개그콘서트'는 웃음의 다양화에 초점을 뒀다. 박형근 PD는 "VCR 플레이, 대본 없이 진행되는 코너 등 새로운 포맷의 코너를 많이 준비했다. 기존 '개그콘서트'의 웃음 코드와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방송 전반을 아우르는 '개콘 위원회'도 신설된다.  레전드 개그맨으로 꾸려질 개콘 위원회는 시청자들에게 새 코너의 설명은 물론, 관전 포인트까지 짚어줄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박형근 PD는 "출연자들이 MC 역할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이런 점이 포인트다, 이 사람이 나온다 등 웃음 포인트를 짚어주고 설명한다"고 밝혔다.
또 박형근 PD는 두 세개의 코너들을 한 테마로 묶어서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 테마로 엮인 코너들을 합쳐더 큰 메시지를 전달할 의도로 보인다. 이에 박형근 PD는 "구성상 몇 가지를 묶었다. 개콘 위원회가 이런 류의 코너고 웃음 포인트라고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포맷 부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개그콘서트'의 상징과도 같은 밴드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에 박형근 PD는 "이태선 밴드는 20년 동안 잘해주셨고 상징 같은 존재다. 그걸 달리 말하자면 시청자들에게 너무 익숙하다는 말이다. 이는 밴드의 문제가 아니라 구성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라고 밝혔다.
포맷 뿐만 아니라 다뤄질 내용도 많이 달라진다. 그동안 '개그콘서트'에서 보기 힘들었던 시사, 풍자 코너도 다시 부활할 예정이다. 박형근 PD는 "시사나 풍자, '개그콘서트'가 그동안 하기 어려웠던 것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실 실제로 한다고 해도 굉장히 어려운 고민이다. 가볍게 다루면 '수박 겉핥기'라는 비난을 들을 수도 있고 깊게 들어가면 반대 입장에서 공격받을 부분이 많지 않나. 이러한 틀을 깨보고 싶어서 지금부터 시도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사나 풍자 같은 경우는 적절한 수위를 벗어나게 되면 불편을 자아내기 쉽다.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을 받은 박형근 PD는 "시청자들의 평가에 따라 조절할 것이다. 세면 세도 욕먹고 약해도 약하다고 욕 먹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늘 도망다니거나 피할 수 없다. 비난, 폄하가 따를 수도 있는 부분은 사후 편집을 통해서도 조절할 것이고, 무대 올리기 전에도 협의를 해서 불편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시청자들이 그리워했던 레전드 개그맨들의 컴백도 이어진다. 박형근 PD는 "두 달에 걸쳐서 계속해서 컴백을 한다. 이슈가 되는 셀럽들도 모셔서 변화를 느낄 수 있게끔 하겠다"고 귀띔했다.
레전드 개그맨들이 '개그콘서트'에 다시 찾아오는 만큼, 최근 내기 골프 논란에서 무혐의를 받고 복귀하는 김준호가 '개그콘서트'에도 출연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 박형근 PD는 "민감한 사항이다. 이 부분은 제작진이 정할 수 없다. 개인과 결부돼있는 문제라서 그 몫은 시청자들한테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물론 제작자 입장에서는 필요하고 컴백을 했으면 좋겠다. 김준호는 훌륭한 연기자고 가장 필요한 사람이다. 또 '개그콘서트'의 상징이기도 하지 않나. 하지만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가 더 중요하다. 정해진 계획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박형근 PD는 '개그콘서트'의 존재 가치와 2주 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박형근 PD는 "'이미 공개 코미디가 트렌드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개그콘서트'가 없어지면 코미디 프로그램이 거의 사라지는 격이다. 그래서 시청자들의 니즈에 맞춰서 코미디를 바꾸자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결방 시간을 뒀던 거다"며 "시청률이 다르다고 해서 존재 가치가 없느냐. 예전만큼 인기가 없다고 해서 없애야 하냐면 그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박형근 PD는 "전성기를 찾겠다는 건 첫 걸음마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욕심이다. 예전에 했던 것을 똑같이 따라하겠다는 생각도 전혀 없다. 그건 출연자들도 마찬가지"라며 '개그콘서트'의 변화 이유가 단순히 시청률 상승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개그콘서트'는 내달 11일 방송을 재개한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KBS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