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리그 사이영 상 레이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집안싸움이 되는 분위기다.
저스틴 벌랜더(휴스턴)는 지난 31일(이하 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1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4승을 거뒀다. 아메리칸리그 다승 단독 선두. 평균자책점 역시 2.73까지 낮춰 탬파베이 레이스 의 찰리 모튼(12승, ERA 2.78)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2011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 상을 수상한 벌랜더는 8년 만에 사이영 상 수상을 노리고 있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모튼이 주춤하면서 팀 동료 게릿 콜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 휴스턴 애스트로스 저스틴 벌랜더(왼쪽), 게릿 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19/08/01/201908010248771296_5d41d5a22cd81.jpg)
콜은 2일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올 시즌 24경기(150⅔이닝) 13승 5패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중이다.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 모두 벌랜더에게 조금 밀린다. 하지만 탈삼진에서는 콜(216개)이 벌랜더(196개)에게 앞서고 있다.
물론 탈삼진보다는 평균자책점과 다승 타이틀이 주목받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300탈삼진이라면 남다른 상징성을 갖게 된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하게 200탈삼진을 돌파한 콜은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면 318탈삼진으로 시즌을 마무리한다. 벌랜더는 291탈삼진 페이스다.
야구통계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한 시즌 300탈삼진 이상 기록은 67차례 나왔다. 사이영 상이 제정된 1956년 이후 나온 것은 31번이다. 이중 12번은 300탈삼진과 동시에 사이영 상 수상에도 성공했다. 같은 해 같은 리그에 300탈삼진 투수가 2명이 나오는 바람에 고배를 마신 사례는 4번이다. 300탈삼진을 기록하고도 다른 투수에게 밀려 사이영 상을 타지 못한 사례는 15번 있었다.
통계로 보자면 300탈삼진 투수의 사이영상 수상 비율은 38.7%로 높지 않다. 같은 300탈삼진 투수에게 밀린 사례를 제외해도 44.4%에 불과하다. 다만 300탈삼진 투수의 사이영 상은 시대의 흐름을 타는 모습이다.
1960년대에서 70년대 초반에는 300탈삼진에는 사이영상이 따라왔다. LA 다저스의 전설 샌디 쿠팩스는 300탈삼진을 기록한 모든 시즌(1963, 1965, 1966)에 사이영 상도 수상했다.
이후 1972년부터 1993년까지는 300탈삼진 투수가 11차례 나왔지만 사이영 상을 수상한 것은 2번 밖에 없었다. 특히 놀란 라이언은 5번(1972, 1973, 1974, 1976, 1977)이나 300탈삼진 이상을 기록했지만 모두 사이영 상을 놓쳤다.
1997년부터 2002년까지는 다시 300탈삼진 10차례 중 6번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같은 시즌 같은 리그의 300탈삼진 투수에게 사이영 상을 내준 것은 2번 있었다.
가장 최근 나온 300탈삼진 투수 3명(2015년 클레이튼 커쇼, 2017년 크리스 세일, 2018년 맥스 슈어저)은 모두 사이영 상 수상에 실패했다.
올해도 지금의 기세라면 콜이 300탈삼진을 달성하더라도 다승과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고 있는 벌랜더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콜이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 벌랜더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정도 격차를 시즌 마지막까지 유지한다면 결과는 알 수 없다.
통산 두 번째 사이영 상을 노리는 벌랜더와 첫 번째 수상을 원하는 콜의 집안싸움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기대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