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색조' 류현진, COL 감독 칭찬대로 '리얼 피처'였다 [오!쎈 현장분석]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9.08.01 17: 02

 류현진(LA 다저스)이 '쿠어스필드 악몽'을 멋지게 극복했다. 
경기 전 콜로라도의 버드 블랙 감독은 류현진을 언급하며 "직구, 슬라이더(커터를 의미), 슬로 커브, 굿 체인지업을 섞어서 던지는데 대단하다. 내 생각에 그는 '투수다. 진짜 투수'다(he is a pitcher. a real pitcher)"라고 칭찬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류현진은 상대 감독의 칭찬을 직접 입증해 보였다. 진짜 투수가 어떤 모습인지, 사이영상 레이스 선두주자의 위엄을 보여줬다. 

4회말 수비를 마치고 다저스 류현진이 더그아웃에서 땀을 닦고 있다. /jpnews@osen.co.kr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투수들의 무덤’에서 6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80구를 던지고 0-0인 7회 교체되면서 승패없이 물러났지만 승리와 다름없는 호투였다. 쿠어스필드에서 평균자책점을 1.74에서 1.66으로 더욱 낮추다니.  
80구로 6이닝 3피안타 무실점. 2014년 6월 7일 쿠어스필드 첫 등판에서 6이닝 8피안타(1피홈런)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경기보다 더 값진 투구였다. 
준비한 게임 플랜이 잘 이뤄졌다. 주무기 체인지업과 함께 비장의 무기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평소와 다른 구종의 구사였다. 류현진은 경기 후 "커터보다 스피드가 조금 느리고 각이 큰 슬라이더를 예전부터 던지고 싶었다. 좌타자에게 주효했고, 전체적으로 오늘 잘 됐다. 커터가 87마일 정도 나오는데, 82~83마일대로 찍힌 것이 슬라이더였다"고 설명했다. 
체인지업, 패스트볼, 커터, 커브에 슬라이더까지 5가지 구종을 현란하게 구사한 것. 콜로라도 타자들은 류현틴의 다양한 패턴에 방망이가 둔해졌다.
천적 놀란 아레나도를 3차례 승부에서 모두 잘 막았고, 3~4회 2루타 한 방씩 맞았으나 위기 관리 능력을 보였다. 잘 던지는 류현진을 향해 평소 불안했던 수비의 도움도 있었다.
류현진은 선발 투수에게 가장 힘든 1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힘을 받았다. 까다로운 찰리 블랙몬과 놀란 아레나도를 주무기 체인지업으로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3회 1사 2루 위기를 맞았고 블랙몬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우익수 벨린저가 홈에 정확한 송구로 2루 주자를 태그 아웃시켰다. 기막히는 홈 보살이었다. 수비 덕분에 실점을 모면했다. 
4회 2사 후 달에게 던진 커터가 약간 높게 몰리면서 우선상 2루타를 맞았다. 1루가 빈 상황에서 상대 타율 5할인 데스먼드와 승부하지 않고 바깥쪽 유인구 볼 4개로 피했다. 이후 상대 타율 1할대인 알론소를 1루수 땅볼로 위기를 넘기는 영리한 '야구 지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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