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이 내셔널리그 사이영 상을 향한 최대 관문 쿠어스 필드 등판을 무사히 넘겼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볼넷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타선의 득점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시즌 평균자책점을 1.66까지 떨어뜨렸다. ‘투수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쿠어스 필드에서 해낸 호투이기에 더욱 값졌다.
이날 류현진은 6회까지 80구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평소와 달리 포심(11구, 13.8%)과 투심(8구, 10.0%)의 비중을 많이 줄였다. 대신 최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던 커터와 슬라이더(27구, 33.8%)를 다시 꺼내들었다.

커터와 슬라이더는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이 가장 많이 구사한 구종이었다. 최고 구속이 시속 90마일(144.8km)까지 나올 정도로 구위가 좋았다. 비록 데이빗 달에게 안타 하나를 맞긴 했지만 아웃 카운트 4개를 잡아내며 콜로라도 타자들을 제압했다.
이날 류현진은 커터와 함께 슬라이더를 구사했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게임데이에 찍힌 슬라이더는 1구뿐이었지만 류현진은 "사실 커터가 아니라 옛날처럼 느린 슬라이더를 던졌다. 커터는 87마일(140.0km) 정도 나오는데 82~83마일(132.0~133.6km) 정도 찍힌 구종은 슬라이더였다. 좌타자들에게 효과적으로 통했다"고 설명했다.
주무기 체인지업도 여전히 좋은 모습이었다. 구사비율은 27.5%(22구)로 커터보다는 낮았지만 잡아낸 아웃카운트는 6개로 오히려 더 많았다. 지난 경기에서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집요하게 공략하며 류현진을 곤경에 빠뜨렸던 콜로라도 타선도 이날 경기에서는 좀처럼 체인지업을 안타로 연결하지 못했다.
최근 말을 잘 듣지 않았던 커브(11구, 13.8%)도 제구가 나쁘지 않아 카운트를 잡는데 쏠쏠하게 활용됐다. 아웃카운트는 3개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콜로라도를 상대로 언제나 힘겨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커터-체인지업 조합을 앞세워 6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평균자책점이 얼마나 올라갈지 걱정했던 경기였지만 류현진은 오히려 평균자책점을 1.66까지 낮춰버렸다.
워싱턴 내셔널스 에이스 맥스 슈어저가 부상으로 잠시 쉬고 있는 가운데 류현진은 연일 호투를 이어가며 내셔널리그 사이영 상에 꾸준히 가까워지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류현진과 경쟁할만한 투수가 보이지 않을 정도다.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졌던 쿠어스 필드 등판도 무사히 마쳤다. 한국인 최초 사이영 상 수상을 노리고 있는 류현진, 이제는 정말 수상이 보인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