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인키 품은 HOU, 또 한 번 다저스 'WS 우승' 장애물 되나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19.08.01 18: 01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며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휴스턴은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LA 다저스를 4승 3패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역시 리그챔피언십까지 올랐지만 보스턴 레드삭스에 1승 4패로 패해 아쉽게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보스턴이 다저스를 꺾고 월드시리즈 우승. 
최근 2년 연속 100승 시즌을 만들면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휴스턴은 올 시즌에도 시즌 103승 페이스로 순항하며 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구 2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는 8게임차로 어느정도 지구 우승 안정권에 들어섰다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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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휴스턴은 지구우승에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끝나기 직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에이스 잭 그레인키를 영입하며 선발진을 강화했다. 동시에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는 애런 산체스와 조 비아지니, 시카고 컵스에서는 마틴 말도나도를 데려왔다. 다분히 포스트시즌을 대비한 영입이다.
이번 영입을 위해 휴스턴은 세스 비어, J.B. 부카우스카스, 코빈 마틴, 조쉬 로하스, 데릭 피셔, 토니 캠프를 내줬다. 비어, 부카우스카스, 마틴, 로하스는 모두 휴스턴 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유망주들이다. MLB.com의 휴스턴 유망주 랭킹에서 비어는 3위, 부카우스카스는 4위, 마틴은 5위, 로하스는 22위로 매겼다. 피셔와 캠프도 아직 가능성이 있는 젊은 선수들이다.
여러 명의 유망주를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고, 단번에 투수진과 포수진을 강화했다. 특히 그레인키는 이번 트레이드 시장에서 이적한 선수 중 가장 이름값이 높은 선수다. 2009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 상을 수상했고 올스타 6회 선정, 골드 글러브 5회 수상, 평균자책점 1위 2회 등 화려한 실적을 자랑한다. 올 시즌에도 22경기 10승 4패 평균자책점 2.87로 좋은 성적을 기록중이다.
휴스턴은 그레인키를 영입하면서 저스틴 벌랜더(23G 14승 4패 ERA 2.73)-게릿 콜(23G 12승 5패 ERA 2.94)-그레인키-웨이드 마일리(22G 9승 4패 ERA 3.06)로 이어지는 최강 1~4선발진을 구축했다. 벌랜더, 콜, 그레인키는 어느 팀이든 1선발이 가능한 특급 에이스.
트레이드 전에도 휴스턴은 메이저리그 팀 평균자책점(3.73)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좋은 투수진이었다. 하지만 선발진에서는 벌랜더와 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마일리(22G 9승 4패 ERA 3.06)을 제외하면 믿을 수 있는 선발 투수가 없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최소한 언제나 믿을 수 있는 선발투수 3명이 필요하다. 그레인키는 가을에도 확실히 믿음을 줄 수 있는 투수다.
또 휴스턴은 2017년 트레이드 시장에서 벌랜더를 영입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좋은 기억이 있다. 당시 휴스턴은 8월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시한 직전에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벌랜더를 영입했다. 벌랜더는 포스트시즌에서 6경기(36⅔이닝) 4승 1패 평균자책점 2.21을 기록하며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휴스턴은 올해 그레인키가 2017년의 벌랜더와 같은 활약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준우승에 머문 LA 다저스는 휴스턴과는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에이스급 선발 노아 신더가드(뉴욕 메츠), 특급 마무리 펠리페 바스케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 좋은 매물이 있었지만 이들을 영입하지 않고 유망주를 지켰다. 게빈 럭스(MLB.com ML 유망주 10위), 더스틴 메이(35위), 키버츠 루이스(36위), 윌 스미스(57위) 등 좋은 유망주들을 지키고, 현재보다 미래 전력을 중요시했다.
결국 다저스는 별다른 보강 없이 내야 유틸리티 제드 저코(38G OPS 0.578 2홈런)와 좌완 불펜 아담 콜라렉(54G 15홀드 ERA 3.95)을 영입하는 것으로 트레이드 영입을 마무리했다.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0.645)을 달리고 있는 다저스이지만 불안한 내야 수비와 불펜진은 시즌 내내 문제를 일으켰다. 이번에 다저스가 영입한 두 선수 모두 다저스의 약점으로 지적받은 포지션의 선수들이기는 하다. 하지만 저코와 콜라렉의 영입으로 다저스가 약점을 확실하게 보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화끈한 트레이드로 전력 보강에 성공한 휴스턴은 아메리칸리그에서 뉴욕 양키스와 리그 우승을 다툴 수 있다. 유망주를 지킨 다저스는 내셔널리그에서는 최강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월드시리즈에서 두 팀이 만난다면, 2017년 벌랜더 영입으로 다저스를 제압했던 휴스턴이 올해는 그레인키 영입으로 2년 전 우승을 재현할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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