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화 외야는 완전히 매마른 논과 같았다. 이용규가 시즌 전 트레이드 요청 파문을 일으키며 구단 자체 징계로 사실상 시즌 아웃됐고, 중견수 변신을 시도한 정근우의 외도도 실패로 돌아갔다.
외국인 선수 제라드 호잉을 제외하면 붙박이 외야수가 없었다. 1루와 코너 외야를 오간 이성열을 제외하면 어느 누구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4년차 장진혁(25)도 꾸준히 출장 기회가 주어졌지만 기대치를 밑돌았다.
전반기 장진혁은 63경기에 나왔지만, 141타수 29안타 타율 2할6리 1홈런 14타점 13득점 .566에 그쳤다. 도루 8개를 성공하며 빠른 발을 뽐냈지만 방망이가 아쉬웠다. 4월 중순부터 약 한 달 동안 2군에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확 달라졌다. 6경기 모두 안타를 생산 중인 장진혁은 22타수 10안타 타율 4할5푼5리 OPS 1.227로 맹타를 치고 있다. 2루타도 무려 6개를 몰아쳤다. 전반기 장타 8개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1일 수원 KT전에서도 9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장진혁은 3회 첫 타석부터 우측 2루타를 터뜨리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6회에는 실책으로 나간 뒤 2루 도루에도 성공하며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9회 마지막 타석도 좌전 안타를 생산하며 후반기 3번째 멀티히트 펼쳤다.
경기 후 장진혁은 “타석에서 항상 공격적으로 강하게 치려고 한다. 결과가 좋게 나오고 있다. 타나베 노리오 타격코치님께서 배팅볼을 칠 때부터 ‘너무 많이 보려 하지 말고 공격적으로 스윙해 보자’고 조언해줬다. 그 부분이 실전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진혁은 “그동안 많은 기회를 부여 받았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기복 없이 꾸준히 잘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후반기 확 달라진 장진혁, 매마른 한화 외야에도 새싹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