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손흥민(27, 토트넘)의 전성기를 오래 보려면 관리를 해줘야 한다.
전세계 약 6만 5천명의 선수가 등록돼 있는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2일(한국시간) 지난 시즌 유럽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얼마나 과부하에 걸렸는지 조사해 보고서를 발표했다. 선수협회는 유럽리그서 뛰는 543명의 선수를 대상으로 출전경기수, 대표팀 차출에 따른 이동거리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피로도를 계산했다.
놀랍게도 가장 혹사를 당하고 있는 선수는 한국의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78경기를 뛰었다. 53경기는 토트넘 소속으로 뛰었고, 국가대표로 25경기를 더 소화했다. 그중 72%의 경기에서 손흥민은 쉬는 시간을 5일도 갖지 못하고 다음 경기를 뛰었다.

유럽과 한국을 자주 오가느라 손흥민의 연간 이동거리는 11만 600km에 달했다. 그야말로 살인적인 일정이었다. 토트넘과 한국대표팀의 간판스타인 손흥민은 대부분의 경기에서 풀타임을 뛴다. 매경기마다 국민적인 관심이 따른다. 그의 피로도는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다.
국제축구선수협회는 “세계적으로 A매치 일정이 더욱 빡빡해지고 있다. 경기는 더 빨라지고 거칠어졌다. 엘리트 선수들은 언제 깨질지 모를 몸상태로 뛰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박지성은 현역시절 긴 이동거리에 따른 시차적응과 더딘 피로회복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결국 무릎부상이 온 박지성은 예상보다 이른 나이에 국가대표팀에서 물러났다. 유럽파 후배인 기성용과 구자철 역시 같은 이유로 30대 초반에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이들은 좋지 않은 컨디션에서도 국가대표로서 의무를 다했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이미 승부가 났거나, 유망주들의 실험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손흥민에게 풀타임을 뛰도록 해 종종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가뜩이나 장거리 이동으로 피곤한 손흥민에 대한 의존이 지나치다는 것.
손흥민이 선배들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 세계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손흥민이 오래 전성기 기량을 유지하려면 소속팀 토트넘은 물론 국가대표팀에서도 철저한 관리를 해줘야 한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