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성공’ 후랭코프, 불안감 탈피+초심 되찾기 숙제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8.04 04: 59

결국 두산은 세스 후행코프를 믿고 시즌을 마무리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구단은 선수에게 마지막으로 믿음을 줬고, 이젠 생존에 성공한 선수가 구단의 결정에 보답을 해야 한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지난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후랭코프와 남은 시즌 계속 같이 가는 것으로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후랭코프는 부진과 부상 등으로 인해 전반기 막판부터 '위기의 남자'라는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했다. 지난 5월 오른쪽 어깨 이두건염으로 한 차례 엔트리에서 빠졌고, 돌아와서도 좀처럼 이전의 모습을 되찾지 못했다. 지난 6월 29일 롯데전 복귀한 뒤 전반기 막판 3경기에서 거둔 성적표는 기대 이하였다.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3경기 평균자책점 13.03(9⅔이닝 14자책점)에 그쳤다. 결국 지난달 16일 KT전에서 2이닝 4실점으로 부진한 뒤 김태형 감독의 ‘최후 통첩’이 후랭코프에게 전달됐다. 포스트시즌을 위해서는 오는 15일까지 교체 여부를 결정해야 했다. 퓨처스리그 등판에서 조율을 거친 뒤 운명의 테스트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고, 지난 1일 창원 NC전이 운명의 날이었다.

2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년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4회초 2사 1루에서 두산 후랭코프가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sunday@osen.co.kr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⅔이닝 95구 3피안타 3볼넷 2사구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최고 구속 151km까지 나오는 등 구위는 이상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커터를 비롯한 다른 변형 구종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서 투구 수가 불어났다. 기본적으로 3B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가질 예정이던 퓨처스리그 등판이 날씨 사정으로 인해 취소되면서 실전 감각이 떨어진 상태였다. 여기에 이젠 자신에게 더 이상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는 부담과 압박이 투구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은 “실전 등판이 적어서 너무 많이 던지지 않았다. 그리고 본인도 잘 던지고 싶었을 것이다. 그 모습이 보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갖춰야 했던 구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김 감독은 “구속과 구위도 잘 나왔다. 본인과 면담도 했고, 몸 상태도 이젠 괜찮아졌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구단과 김태형 감독은 후랭코프의 의지와 현지 외국인 선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렸다. 결국 후랭코프를 믿고 남은 시즌을 함께 치르기로 결정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를 물색하면서 교체를 심각하게 고려했지만, 결국 후랭코프 그 이상의 선수가 없다는 게 내부의 판단. 김 감독은 “일단 미국 현지의 선수 사정이 너무 좋지 않다. 마음에 드는 선수들은 40인 로스터에 묶여 있었고 영상들을 봐도 마음에 드는 선수들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제 공은 후랭코프에게 넘어갔다. 구단은 그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기에 생존에 성공한 후랭코프가 보답을 해야 한다. 본래 모습을 하루 빨리 되찾는 게 관건이다. 정규시즌 레이스는 물론 향후 포스트시즌까지 감안했을 때 후랭코프의 반등은 필수적이다.
입지가 불안했지만 그 상황은 해소가 됐다. 심리적으로 압박했던 상황을 벗어나고 불안감을 털어버려야 한다. 평상시처럼, 자신이 한국무대에서 보여줬던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투사’의 기질을 보여줘야 한다. 본래 이닝 당 투구 수가 다소 많은 편이었지만, 그래도 타자들과 승부 자체는 과감했다. 몸쪽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본인이 만족하고 보는 이들도 편안함을 느끼는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후랭코프에게는 한국 무대에서 처음 보여줬던 그 모습, 초심의 투구를 되찾는 것이 필요하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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