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 설렙니다" 6년 차 신인 안승한의 '첫 결승타' [생생인터뷰]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9.08.04 10: 15

"6년 차 신인인데, 이 정도까지 하면 정말 훌륭한 포수 아닌가요?" KT 위즈 박철영 배터리 코치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안승한은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12차전에 8번-포수로 선발 출장했다. 안승한의 데뷔 네 번째 선발 출장.
안승한은 2014년 신생팀 특별 지명으로 전체 12순위로 KT 위즈의 부름을 받았다. 지명 순번이 이야기해주듯 충암고-동아대를 졸업한 그는 대졸 포수 최대어로 평가를 받으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

3일 오후 서울 SK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t wiz의 경기가 열렸다.2회초 1사 2,3루에서 kt 안승한이 좌전 2타점 적시 2루타를 치고 있다. /sunday@osen.co.kr

1군의 길은 생각보다 멀었다. 중요한 시기마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지난 6월 13일 데뷔 첫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입단 후 6년 만의 1군 등록이었다.
6월 15일 첫 안타와 첫 득점을 기록한 그는 이후에도 백업 포수로 출장하며 1군 경험을 쌓았다. 타석에서는 많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탄탄한 기본기가 1군 생존 무기가 됐다.
'조연' 역할을 충실히 한 그는 이날만큼은 '주연'이 됐다. 0-0으로 맞선 2회초 KT는 1사 2,3루 찬스를 만들었다. 타석에 들어선 안승한은 키움 선발 최원태의 볼 두 개를 침착하게 지켜본 뒤 3구 째를 공략해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타구를 만들어냈다. 주자는 모두 홈으로 들어왔고, 안승한은 안전하게 2루를 밟았다. 안승한의 데뷔 첫 장타였다. 이후 김진곤의 적시타로 안승한도 득점에 성공했다.
KT는 7-1 승리를 거두며 2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안승한은 데뷔 첫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를 마치고 이강철 감독은 "안승한의 결승타를 축하한다"며 박수를 보냈다.
안승한은 "오늘이 네 번째 선발 출장이었다. 그래서 솔직히 긴장이 많이 됐다"고 미소를 지으며 "사실 오늘 친 2루타가 첫 장타, 첫 결승타라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팀이 2연패 빠진 상황에서 2점을 먼저 내서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뻤던 것 같다"고 웃었다.
결승타를 친 상황에 대해서는 "감독님과 코치님꼐서 '안타를 못 쳐도 뭐라고 할 사람 없으니 자신있게 휘둘러라'라고 말씀해주셨다. 마침 2볼로 유리한 볼카운트가 됐고, 직구 하나 노린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휘둘렀다"고 설명했다.
결승타로 타석에서의 활약이 주목 받았지만, 포수로서 역할도 충실했다. 이날 KT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는 초반 제구 난조로 고전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그러나 중간 중간 안승한이 쿠에바스와 이야기를 하며 경기를 풀어갔고, 쿠에바스는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9승 째를 챙겼다. 쿠에바스는 "초반 볼넷이 늘어나면서 공 개수도 늘었는데, 코치님과 포수의 도움으로 집중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안승한은 "팀에서는 나에게 타격보다는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해주기를 바란다. 그만큼 타석보다는 수비에 더 많은 신경을 쓰려고 한다"라며 "오늘 쿠에바스의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던 것 같다. 중간 중간 몸이 열리는 것 같아서 이 부분을 이야기해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쿠에바스는 워낙 공의 무브먼트가 좋다. 좋은 공을 던졌고, 그 부분이 호투에 비결이다. 나는 그저 좋은 공을 받아줬을 뿐"이라며 공을 동료에게 넘겼다.
1군 무대까지 6년. 오랜 시간 기다린 끝에 맞이한 무대인 만큼 안승한은 매순간이 설렜다. 그는 "너무 좋다. 1군에서 뛰려고 6년을 준비했다. 그동안 군대도 다녀오고, 부상을 당하면서 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는데, 이렇게 1군에서 나를 써주시는 감독님과 코치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정말 요즘은 매일이 즐겁고 설렌다"고 밝게 웃었다. 이어서 그는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그만큼, 더 안정적인 포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굳은 다짐을 전했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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