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다".
KIA타이거즈는 지난 3일 NC다이노스와의 광주 경기에 앞서 작은 이벤트를 열었다. 갑작스럽게 트레이드로 팀을 떠난 NC 외야수 이명기와의 송별식을 준비한 것이다. 선수들은 상의 유니폼에 사인을 했고 액자로 선물했다. 박흥식 감독대행과 조계현 단장, 안치홍 주장은 꽃다발을 건네고 사진을 찍었다.
KIA 선수들은 더그아웃 앞에서 도열해 이명기와 일일히 손을 마주치며 NC에서 다시 훨훨 날기를 기원했다. 이명기는 2017년 4월 SK에서 이적해와 핵타선을 이끄는 1번타자로 통합 우승의 일등공신이었다. 단 2년 만에 이우성과 맞트레이드로 팀을 떠났지만 구단과 선수들은 잊지 않고 송별회를 준비했다.

훈훈한 장면에 팬들도 박수를 보냈다. 단 2년 동안 뛰고 떠난 이적 선수에게 이러한 송별 행사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KIA는 프로 세계에서는 냉정한 트레이드이지만 "당신의 공로를 잊지않겠다"는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 송별회를 준비했다. 작은 이벤트였지만 여운이 남는 송별회였다.
이에 앞서 KIA는 또 하나의 인상적인 이벤트를 열었다. 지난 7월 13일 이범호의 은퇴식이었다. 대단히 감동스럽고 알찬 내용의 은퇴식을 준비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범호도 "이렇게 성대한 은퇴식을 해주는데 제가 어디가서 지도자 생활을 하겠습니까? KIA를 떠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범호는 대구 태생이고 KIA가 아닌 한화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한화에서만 10년을 뛰었다. 소프트뱅크 1년을 거쳐 2011년 KIA에 FA 자격을 얻어 입단한 이력이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는 아니었지만 팀을 위해 헌신을 했다. 부상을 입고도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와 성적도 좋았다. 인성과 실력 모두 인정을 받았다.
그래도 은퇴식은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전유물이었다. 이적생에게 성대한 은퇴식을 베풀어준 것도 이례적이었다. 설령 이적생이라도 팀에 공헌을 한 선수들에게는 최고의 예우를 해주겠다는 KIA의 진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범호의 은퇴식과 이명기의 송별회가 더욱 특별함을 갖는 이유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