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 세계를 다루는 ‘웰컴2라이프’가 베일을 벗는다. 정지훈의 1인 2역 등 관전포인트가 많은 만큼 기대가 높다.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는 새 월화드라마 ‘웰컴2라이프’(극본 유희경, 연출 김근홍 심소연)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김근홍 PD와 정지훈, 임지연, 곽시양, 한상진, 손병호 등이 참석했다.
‘웰컴2라이프’는 자신의 이득만 쫓던 악질 변호사 이재상(정지훈)이 사고로 평행 세계에 빨려 들어가 강직한 검사로 개과천선해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 수사물이다. 드라마 ‘여자를 울려’, ‘선덕여왕’, ‘이산’, ‘주몽’ 등을 연출한 김근홍 PD와 ‘순정을 반하다’를 집필한 유희경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김근홍 PD는 “‘웰컴2라이프’는 물음표 드라마이고 자정 드라마다. 드라마를 즐겁게 보시다가 ‘이렇게 살아도 될까? 저렇게 살아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며 “자정 드라마인 이유는 즐겁게, 재밌게, 스펙타클하게 보다가 어느 순간 정화되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로서 기본을 지키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정지훈은 “‘웰컴2라이프’는 범죄 스릴러 액션에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멀티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다. 한여름 밤에 가볍게,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웰컴2라이프’는 최근 영화 등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평행세계’가 드라마에서 사용됐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평행에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전제하에 시작되지만 평행에 있는 두 세계를 살아가는 인물들은 동일한 상황 속에 다른 서택을 취하면서 성격, 직업, 사람들과 관계까지도 다른 인생을 살아간다. 평행에 있는 두 세계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과 한 순간의 선택으로 달라진 상황들을 각기 다르게 담아낸다.
김근홍 PD는 “목표가 있었다면 연기와 감정들을 최대한 연결하고 싶었다. 화면 상의 효과 등도 시청자들에게 친절히 설명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여러 가지 설정 등이 낯설지 않다”며 “평행 세계는 설정의 한 부분이다. 그걸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살아야 맞는 걸까’ 등의 화두를 전달한다. 시공간이 변화가 되는데, 매끄럽게 넘어가고, 감정이 다 따라간다”고 설명했다.
정지훈은 “평행세계라고 하지만 어렵지 않다. 심각하지 않다. 아침에는 북엇국 같다면 점심에는 매운탕, 저녁에는 곰탕 같다. 다채로운 재미가 있다. 중간 유입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멜로, 극적인 요소 등의 상황이 잡아줄 것이라 생각한다. 중간부터 본다고 해도 충분히 이해가 가능한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웰컴2라이프’는 ‘그때 그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던진다. 이는 1990년대 히트를 쳤던 이휘재의 ‘인생극장’과 닮아있다. 시청자들은 후회를 불러온 선택을 되돌아보고, 달라진 상황을 통해 대리만족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지훈은 악질 변호사와 강직한 검사, 정반대의 색깔을 소화한다. 자신의 이득만 쫓던 악질 변호사가 한 순간의 사고로 다른 평행 세계에 빨려 들어가 강직한 검사로 두 번째 인생을 사는 것. 정지훈은 평행에 있는 두 세계에서 정반대의 색깔을 가진 캐릭터를 통해 인생 캐릭터 경신을 예고했다.
정지훈은 “인생에 있어 어떤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했다. 이 작품은 도전이다. 잘 끝낸다면 흡족하고 내 자신에게 또 다른 수련의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극 중 한 아이의 아빠, 가장으로서 코믹, 멜로, 삼각관계, 진지함, 범죄, 스릴러, 액션 등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검사이고 강해보이지만 싸움은 임지연이 다 한다. 나는 편하게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근홍 PD는 정지훈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 PD는 “정지훈의 연기가 쉽지 않다. 시공간이 변하면서 다른 인물들과 관계가 형성되고 변한다. 그리고 대사 톤도 달라지고 캐릭터도 달라져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연기를 하고 있기 떄문에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데, 혼란스러울 때도 있지만 연기적으로 돌파를 잘 해줬다”고 말했다.
임지연은 라시온 역을 연기한다. ‘불어라 미풍아’ 이후 약 2년 만에 안방에 복귀한 임지연은 현실 세계에서는 이재상의 구여친이자 행동이 앞서는 여형사를, 평행세계에서는 형사이기 전에 사랑스러운 이재상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를 연기한다. 길었던 머리까지 짧게 자른 임지연은 새로운 캐릭터로 한층 더 성장한 연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임지연은 “범죄 스릴러, 형사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다. 여자 형사 캐릭터를 할 때 남자 형사들의 기에 눌리면 안된다고 생각했고 그 정도의 카리스마와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려면 액션이 필요했다. 부담이 크고 걱정도 많았지만 열심히 연습했다. 디테일하게 이끌어주셔서 최선을 다해 만들고 있다. 기대만큼 잘 나온 것 같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정지훈은 “임지연에게 많이 놀랐다. 연구를 정말 많이 했다. 덕분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애드리브와 하고 싶었던 모든 것을 했다. 임지연이 잘 받아줬고, 우리 둘의 호흡은 첫 회와 두 번째 이야기만 봐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뿐만 아니라 ‘웰컴2라이프’에는 곽시양, 손병호, 박원상, 한상진, 장소연, 김중기, 최필립 등 탄탄한 연기 내공을 갖춘 ‘믿고 보는 배우’ 군단이 힘을 보탠다. 이들 또한 평행에 있는 두 세계에서 선택이 이끈 상황 속에서 서로 다른 관계를 형성하며 극을 더 풍성하게 만들 예정이다.
곽시양은 “키다리 아저씨라는 점에서는 나와 비슷하다. 그리고 불같은 성격은 아니지만 어떤 상황을 마주했을 때 우왕좌왕하지 않고 천천히 해결한다는 점에서 캐릭터 싱크로율이 맞는다”며 “정지훈은 친형 같고, 임지연은 팀의 활력소다. 팀워크가 정말 좋다”고 말했다.
손병호는 “나는 역시 악역이 어울린다. 이번에도 악의 축이다”며 “인생에 선택의 순간이 주어지는데, 그 순간 항상 내가 나타난다. 세 사람이 나를 잡으려 하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사투리 연기를 하는데 부족하지만 능글맞고 질퍽한 악역이다. 새로운 악역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상진은 “12년 전 MBC에서 신인상을 받았을 때 김근홍 PD와 함께 했다. 이번에 다시 만나서 악역을 새로 쓰고자 했다. 더 악랄하게 보여주고자 한다. 드라마가 결국에는 가족 이야기인데, 어떤 이에게는 악역 같겠지만 어떤 이에게는 그렇지 않다”고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했다.
MBC 새 월화드라마 ‘웰컴2라이프’는 5일 오후 8시 55분 첫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