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챌린저스에서 뛰고 있는 박지훈, 장진호, 지승재가 최초의 비선출 프로야구선수 한선태(LG 트윈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박지훈, 장진호, 지승재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 해외파 신인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모인 가운데 자신의 기량을 선보였다.
2017년까지만 해도 한국야구스포트볼협회에 등록되지 않았던 선수는 KBO리그에서 뛸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한선태가 등장하면서 규정이 개정됐다. 덕분에 한선태는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첫 번째 비선출 선수가 됐다.

내야수 박지훈은 트라이아웃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나는 앨리트 야구를 한적이 없다. 예전 같았다면 트라이아웃에 참가할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 이런 자리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라며 트라이아웃 참가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한선태 덕분에 우리 같은 비선출 선수도 트라이아웃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비선출 선수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독립구단 선수들을 향한 관심도 많아졌다. 한선태 덕분에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언더핸드 투수 장진호는 “중학교 3학년 때 한선태와 함께 야구 아카데미에서 야구를 배웠다. 그때부터 야구를 잘하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고양 원더스 트라이아웃 때도 만났다. 군대에 있을 때 기사를 통해 한선태의 소식을 보면서 나도 계속 야구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고 말했다.
박지훈은 “파주에 입단하기 전까지는 그냥 일반인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하고 싶었지만 당시 집안형편과 분위기 때문에 야구를 하지 못했다. 태권도를 하다가 그만두고 생활스포츠 지도자 자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리틀야구 감독을 하고 있던 선배가 실습도 할 겸 팀에 오라고하셔서 막내코치로 일을 하며 다시 야구를 향한 꿈을 키웠다”고 야구에 도전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이날 트라이아웃에 나온 선수중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들은 역시 미국에서 돌아온 문찬종(前 휴스턴 애스트로스)과 손호영(前 시카고 컵스)이었다. 타격, 주루, 수비 테스트를 마친 뒤 스카우트들의 질문은 문찬종과 손호영에게 집중됐다. 박지훈은 “사실 스카우트 질문이 오기를 기다렸는데 질문이 없어 아쉬웠다. 우리 같은 비선출 선수들의 강점은 간절함이다. 다른 선수들보다 두 배, 세 배 간절함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나는 수비가 강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수비 테스트 때 실수가 한 번 있었다. 그게 조금 아쉽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장진호는 “2002년 월드컵을 보고 축구를 시작했다. 그런데 축구 실력이 잘 늘지 않아서 농구로 종목을 바꿨다. 이번에는 키가 자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친구가 야구를 해보자고 해서 야구를 시작했다. 야구는 나하고 잘 맞는 것 같았다. 야구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고등학교 팀 테스트를 받고 싶었는데 잘 안됐다. 이후 사회인·동아리 야구를 했다. 독립구단이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고양 원더스 트라이아웃에 참가했지만 탈락했다. 다행히 파주에는 합격을 해서 야구를 계속할 수 있었다”고 야구를 향한 도전기를 이야기했다.

잠수함 투수로 유명한 박종훈(SK 와이번스) 비슷한 폼으로 공을 던지는 장진호는 “중학교 3학년 때 코치님이 몸이 유연하니 언더스로로 던져보라고 권유했다”고 투구폼 탄생 비결을 밝혔다.
외야수 지승재는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야구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가족들이 반대를 해서 직접 1년 동안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야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스포츠회사 인턴, 베이커리 파티쉐 등으로 일하며 돈을 모았다”고 야구에 대한 열정을 과시했다.
지승재는 “파주는 원 없이 야구를 한 번 더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팀”이라면서 “트라이아웃에서 후회는 없다. 다만 수비에서 실수를 한 것이 아쉽다. 원래 기량만큼은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고 있는 파주 3인방은 각자 마지막 소감을 남겼다. 박지훈은 “한선태가 최초의 비선출 선수라면 나와 지승재는 최초의 비선출 야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고 지승재는 “오늘은 조금 아쉬움이 있다. 다들 파주에 오셔서 우리들의 플레이를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진호는 “비선출 선수는 아직 구석밖에 색칠하지 않은 백지라고 생각한다. 많은 잠재력이 있다. 프로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그 잠재력을 꽃피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