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점 많이 체감” 고개 숙인 손아섭, 반등의 기회는 남았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8.06 06: 29

“손아섭 걱정은 하는 것이 아니다”는 말은 최근 10년 간 야구계를 관통하는 대표 명제 중 하나였다. 하지만 올 시즌 전반기에 이 명제는 뿌리부터 흔들렸다. 
손아섭은 올해 생애 첫 주장의 중책을 맡았다. 아마추어 시절까지 포함해서도 그에게 주장직은 처음이었다. 주장 손아섭이 이끄는 롯데가 어떤 모습일 지가 궁금했다.
그런데 결과가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고, 원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흘렀다. 손아섭과 팀 모두 나락으로 떨어졌다. 롯데는 전반기 최하위에 머물렀고, 감독과 단장의 동반 퇴진이라는 유례없는 사태를 겪었다. 손아섭도 주장의 중책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걱정스러울 정도로 개인 성적의 하락 폭이 심각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손아섭은 올스타 휴식기 이전, 92경기 타율 2할9푼1리 6홈런 46타점 11도루 OPS 0.746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3할 타율 아래로 전반기를 마무리한 적은 풀타임 첫 시즌이던 2010년 이후 처음이었다. 손아섭도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자리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동안 팀의 상황이 나빠졌다.
결국 공필성 감독 대행 체제로 맞이하는 후반기가 시작되면서 주장 자리를 민병헌에게 넘겨줬다. 그동안 주장 자리에서의 마음고생을 했을 손아섭의 부담을 덜게 하는, 공필성 대행의 선수단 재편과 분위기 수습책의 일환이었다.
손아섭 스스로도 이제는 달라져야 했다. 부담이 사라진 상황에서 전반기의 부진을 어떻게든 씻어내야 했다. 일단, 현재까지는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후반기 8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30타수 10안타) 1홈런 4타점 4득점 OPS 0.849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최근 3경기에서는 멀티 히트 행진. 지난 4일 사직 두산전에서는 3안타 3타점으로 팀의 4연승을 이끌었다. 팀이 분위기를 수습하고 다시금 정상 궤도를 되찾고 있는 과정에서 본인도 그 길에서 뒤처지지 않고 있다. 
손아섭은 지난 4일 경기가 끝나고 “당장 3안타가 나왔다고 해도 타격감이 좋은 것은 아니다. 올해는 결과를 떠나서 스스로 만족할 수 없는 타격을 하고 있다. 그래서 기복도 심한 것 같다”면서 “특히 전반기에는 주장이란 중책을 맡으면서 나의 부족한 점들을 많이 체감했고 부담도 함께 느낀 것 같다”면서 “팬 분들께 죄송해서 할 말이 없다”며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언제나 만족하지 않는 야구관을 갖고 있는 손아섭이기에 올 시즌은 더더욱 자기 자신에게도 실망스러운 시즌일 터다. 
다만, 손아섭도 팀도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기에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 공필성 대행은 손아섭이 주장직을 내려놓았다고 할 지라도 역할과 책임은 막중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대호도 같이 연장선상에 있다. 대체자원들도 마땅히 없을 뿐더러 베테랑으로서 갖고 있는 경험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 
공필성 대행은 손아섭에게 믿음을 주면서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다. 과연 그들이 이런 경험을 해봤을까. 이 또한 베테랑이라도 성장 과정이다. 내년을 위해서라도 지금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직 반등의 기회는 남아 있다. 반등해야 할 이유도 분명하다. 팀의 정상화에는 손아섭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 “후반기 들어 팀이 조금씩 좋아지면서 마음이 조금 편해진 면도 있다”는 손아섭이다. 과연 손아섭은 모두가 알던 그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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