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불명예 기록 중 하나가 바로 폭투 기록이다. 폭투에 대한 책임은 투수와 포수의 공동 책임이라고는 하지만, 잦은 폭투가 나오는 이유로 포수진이 지목을 받았다. 나종덕, 안중열, 김준태 등 젊은 포수진은 가뜩이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폭투가 속출하면서 긴장으로 인해 점점 경직됐다.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승부처에서 폭투로 흐름을 내준 적이 많았고, 사상 초유의 끝내기 폭투 패배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반기에만 78개의 폭투를 범했고 현재도 86개의 폭투로 최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NC의 최다 폭투(93개)는 물론 사상 첫 폭투 100개의 오명도 뒤집어 쓸 수 있다.
하지만 롯데의 안방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후반기 첫 시리즈였던 SK 3연전에서는 무려 7개의 폭투를 범하며 시리즈를 내리 스윕을 당했다. 하지만 지난 주 롯데가 치른 5경기에서 나온 폭투는 단 1개 뿐이었다. 이 폭투 1개도 지난 4일 사직 두산전 8-2로 앞선 8회초에 수비 시프트가 걸린 상황에서 나온 기록이었다. 바로 앞에서 투구를 막아냈지만 시프트로 인해 베이스 커버를 들어갈 야수가 없었을 뿐이다.
지난 주 롯데의 4연승, 그리고 안방의 안정감에는 5경기 중 4경기에 선발 출장한 안중열의 공을 무시할 수 없었다. 안중열은 마음의 부담감을 내려놓은 듯 홈플레이트 뒤에서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생기를 되찾았다. 블로킹을 위해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아울러 볼배합 등의 인사이드 워크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지난 주 롯데는 폭투 1개만 기록했고 5경기 평균자책점 3.68의 수준급 기록을 만들었다. WHIP(이닝 당 출루 허용)은 1.16에 불과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08/06/201908061355774789_5d49095fefa9c.jpg)
안중열은 달라질 수 있었던 이유로 편안함을 꼽았다. 당연히 전반기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폭투 기록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다만, 공필성 감독대행 체제로 바뀌고 더욱 편하게 생각할 수 있게끔 밑바탕을 만들었다. 안중열은 “주위에서 모든 사람들이 얘기를 하는 부분이다. 당연히 신경을 안 쓸 수는 없다. 4일 경기 나온 폭투도 정말 아쉽다”면서도 “좀 더 집중하려고 하고 있는데, 감독 대행님과 코치님들이 자신감을 갖고 하라고 말씀을 해주셔서 더욱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마음에 안중열 개인적으로도 공필성 감독 대행을 향해 고개를 숙여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선수단 앞에 먼저 나서서 베테랑 선배님들에게 박수도 쳐주시고, 선수단도 항상 격려를 해주신다. 그리고 경기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당당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신다”면서 “저에게 개인적으로 다가오셔서 실수했다고 고개 숙이지 말고 자신감 있게 하라고 말씀을 해주시며 격려해주신다. 편하게 해주시니까 감독님께도 정말 감사하다. 야구가 잘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일단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안중열이 주전 포수로 낙점받는 모양새다. 그러나 안중열 스스로도 경험에 밀려나 본 적이 있기에 안주하지 않고 지금의 상황을 좀 더 발전시키려고 한다. 그는 “전반기에는 못 보여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나)종덕이가 먼저 나간다고 해도 그게 실력이라고 생각했다”며 “주전 포수라는 생각은 안하고 내 역할만 하자고 생각하려고 한다. 편안하게 하다보면 좋은 결과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