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성기(68)가 “한국영화를 더 오래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안성기는 6일 오후 생방송된 MBC FM4U ‘FM영화음악 정은채입니다’에 출연해 데뷔 후 영화계에서 활동해온 순간들부터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사자'(감독 김주환, 제공배급 롯데, 제작 키이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안성기는 한 청취자로부터 차분한 성격의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듣고 “영화 속에서 사고를 많이 치고 있다(웃음)”고 농담한 뒤 “왜 저라고 화가 안 나겠나. 순간적으로 화를 내기보다 한 번 멈칫하는 순간이 있다. 그러면 화가 완화되고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면서 그럴 수 있겠다 싶다. 내가 참자는 생각이 든다”고 차분한 성격을 전했다.


안성기는 MBC AM 심야라디오 ‘0시의 플랫폼’의 DJ를 맡아 진행한 경험이 있다. 이에 그는 “당시엔 녹음을 많이 했는데 6개월의 시간이 너무 좋았다. 음악을 듣고 청취자들과 얘기 나누는 시간이 참 좋았다”면서 “라디오 스튜디오도 너무 좋았다”라고 라디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안성기가 주연을 맡은 ‘사자’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 분)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 분)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 지신(우도환 분)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안성기는 ‘사자’에 대해 "구마를 하는 영화인데 형식이 다르다. 격투기 챔피언이 사제와 함께 악령을 퇴치하는 얘기”라며 “기존 영화와 달리 색다르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안신부를 소화한 그는 오랜만에 사제복을 입은 것에 대해 “예전에 신부님 역을 한 적이 있다”며 “영화 ‘퇴마록’에서는 신부였지만 ‘사자’와는 다르다. 이번엔 액션도 있고 제가 라틴어도 많이 외웠다.(웃음) 재미도 있었지만 힘도 많이 들었다”고 비교했다.
‘사자’에서 안신부 역을 맡은 것에 대해 “김주환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가져왔을 때부터 ‘안신부'라고 적혀 있었다. (제 성과 같아)기분이 너무 좋았는데 재미있게 잘 읽었다”며 “안신부는 매력이 있는 역할이다. 구마를 멋지게 하지만 그 이후 모습이 배우로서 제가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다”고 했다.
정은채가 “제가 시사회 때 몰래 가서 재미있게 봤다. 라틴어가 강렬했다”고 하자, “작년 4~5월에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라틴어가 제법 많았다.(웃음) 그래서 김주환 감독님이 제가 대사를 빨리 외울 수 있게 라틴어 선생님을 정해줬다. 촬영 기간 내내 외웠다. (첫 촬영부터)11월까지 한 6개월 동안 외우면서 연습했다. 쉬는 시간마다 매일 외웠다. 지금 후유증이 있는데, 보통 영화가 끝나면 사라지나, 촬영이 끝난 현재까지도 중얼중얼 속으로 라틴어를 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안성기는 “제가 라틴어 선생님에게 ‘R발음이 안 된다’고 했다. 제가 하는 라틴어가 일반적인 라틴어와 조금은 다를 거다.(웃음) 최우식 씨는 발음이 좋아서 ‘R’ 발음을 잘한다. 저는 힘 있게 몰아 부쳤다.(웃음)”고 겸손한 어투로 말했다.
후배 박서준과 우도환에 대해 “(저와 연기하는 게)처음엔 분명 부담스러워할 것 같았다. 제가 두 사람의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을 거다. 그래서 부담을 떨쳐주기 위해 제가 먼저 다가갔다”고 친해진 과정을 회상했다.
이어 그는 “(두 후배가)‘선생님’이라고 부르기 전에 ‘선배라고 불러라’고 했다. 그래서 한결 더 편안해졌다”며 “얘기도 제가 더 먼저 했다. 편안해지며 서로 연기 호흡이 잘 맞았다. 호흡이 맞아서 연기가 즐거웠다”고 칭찬했다.

안성기는 지난 1957년 영화 ‘황혼열차’(감독 김기영)로 데뷔했다. 안성기는 “한국영화에 62년을 있었으니 오래 했다. 근데 저는 여기서 끝이 아니고 계속 하고 싶다. 이제 시작이다”라며 “올 초 기자협회에서 공로상을 받았다. 최근에 제 영화가 뜸해서 상을 받으며 ‘I'll be back.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할 생각이다. 많이 사랑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안성기는 한국배우 중에서 가장 오랜 시간 인기와 영향력을 누렸으며, 연기력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화려한 커리어 만큼이나 '흑역사'가 없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병역문제에서도 매우 모범적이다. 장교의 신분으로 병역을 이행했기 때문.
안성기는 “일이 없을 땐 주로 집에 있다. 운동도 매일 하는데, 집안 청소도 제가 맡아서 하는 편이다. 한 시간 정도 걸린다”는 일과를 전했다. 이어 “마트에 갈 때는 마스크 없이 그냥 다녀서 그런지 많이 알아보시는 거 같다”고 밝혔다. / watch@osen.co.kr
[사진] ‘FM영화음악 정은채입니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