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직한 투수의 투입. 그만큼, 실패의 아쉬움이 컸다.
두산 베어스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팀 간 13차전에서 5-7로 패배했다.
선발 투수 이용찬이 6이닝을 2실점으로 막은 가운데 두산은 7회 김승회를 마운드에 올렸다. 김승회는 이날 경기 전까지 50경기 54⅓이닝을 소화하며 2점 대의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필승 카드로 통했다.

김승회는 선두타자 최재훈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오선진의 병살과 정은원 타석에서 나온 정수빈의 ‘슈퍼캐치’로 1이닝을 막았다.
7회 투구수는 9개. 김승회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투구수가 적었지만, 이 선택은 독이 됐다. 강경학 타석에서 나온 대타 정근우에게 안타를 맞았고, 이어 호잉의 안타가 이어졌다.
무사 1,3루 위기. 홈런 한 방이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타선도 4번타자 김태균으로 이어지는 만큼, 상위 타선이었다. 사실상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다.
두산의 선택은 마무리 투수 이형범. 올 시즌 50경기에서 6승 1패 1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1.75을 기록하며 ‘클로저’ 역할을 톡톡히 해낸 투수다.
이형범은 지난 1일 NC전에서 연장으로 승부가 향하면서 2⅔이닝을 던진 뒤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휴식 기간은 충분했다. 또한 추격조로 시즌을 맞았던 만큼, 1이닝 이상을 소화할 능력도 있었다. 올 시즌 1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기도 여러차례 있었다. 다만, 마무리투수라는 보직이 주는 피로도를 감안했을 때 이형범의 8회 조기 투입은 8회 실점은 승부를 넘겨줄 수 있다는 판단이 담겨있었다.
첫 타자 김태균과의 승부에서는 3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3루수 류지혁은 홈승부를 택했고, 실점없이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무실점과 아웃카운트 한 개, 1점과 아웃카운트 두 개 중 전자를 택한 것.
이 선택마저 두산에게는 아쉬움 짙게 됐다. 이성열의 스리런 홈런이 나왔고, 두산은 5-5 동점을 허용했고, 이후 송광민의 안타가 이어졌다. 이형범도 흔들렸다. 장진혁과 최재훈에게 연속 몸 맞는 공을 내주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두산은 이형범을 내리고 박치국을 올렸지만, 박치국까지 첫 타자 오선진에게 몸 맞는 공을 내주면서 밀어내기로 실점이 나왔다. 여기에 정은원의 희생플라이까지 나왔다. 9회초 함덕주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두산은 결국 8회와 9회 두 점 차 간격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동안 두산은 승부처에서 가장 믿음직한 투수를 투입하면서 위기 극복 후 승리를 잡아왔다. 마무리투수라도 승부처에서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를 넣어야 한다는 것이 김태형 감독의 지론이기도 하다. 또한 이 방법으로 지난 4년 간 두 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정규시즌 우승을 일궈냈다.
이날 8회 김승회의 멀티이닝 소화 기대와 위기 상황에서의 이형범의 투입. 그동안 좋은 결과도 남겼던 모험 중 하나였다. 다만, 결과에 따라 과감한 승부수 적중 혹은 요행수가 될 수 있는 기용이기도 했다. 이날 만큼은 선택 모두가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 씁쓸한 역전 패배의 뒷맛만 남게 됐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