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난 계산에 역전패' 두산, 믿음과 승부수 딜레마 [오!쎈 현장]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9.08.08 11: 16

믿음직한 투수의 투입. 그만큼, 실패의 아쉬움이 컸다. 
두산 베어스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팀 간 13차전에서 5-7로 패배했다.
선발 투수 이용찬이 6이닝을 2실점으로 막은 가운데 두산은 7회 김승회를 마운드에 올렸다. 김승회는 이날 경기 전까지 50경기 54⅓이닝을 소화하며 2점 대의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필승 카드로 통했다.

8회초 1사 1, 2루 상황 한화 이성열에게 동점 스리런포를 허용한 두산 투수 이형범이 아쉬워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김승회는 선두타자 최재훈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오선진의 병살과 정은원 타석에서 나온 정수빈의 ‘슈퍼캐치’로 1이닝을 막았다.
7회 투구수는 9개. 김승회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투구수가 적었지만, 이 선택은 독이 됐다. 강경학 타석에서 나온 대타 정근우에게 안타를 맞았고, 이어 호잉의 안타가 이어졌다.
무사 1,3루 위기. 홈런 한 방이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타선도 4번타자 김태균으로 이어지는 만큼, 상위 타선이었다. 사실상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다.
두산의 선택은 마무리 투수 이형범. 올 시즌 50경기에서 6승 1패 1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1.75을 기록하며 ‘클로저’ 역할을 톡톡히 해낸 투수다.
이형범은 지난 1일 NC전에서 연장으로 승부가 향하면서 2⅔이닝을 던진 뒤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휴식 기간은 충분했다. 또한 추격조로 시즌을 맞았던 만큼, 1이닝 이상을 소화할 능력도 있었다. 올 시즌 1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기도 여러차례 있었다. 다만, 마무리투수라는 보직이 주는 피로도를 감안했을 때 이형범의 8회 조기 투입은 8회 실점은 승부를 넘겨줄 수 있다는 판단이 담겨있었다.
첫 타자 김태균과의 승부에서는 3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3루수 류지혁은 홈승부를 택했고, 실점없이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무실점과 아웃카운트 한 개, 1점과 아웃카운트 두 개 중 전자를 택한 것.
이 선택마저 두산에게는 아쉬움 짙게 됐다. 이성열의 스리런 홈런이 나왔고, 두산은 5-5 동점을 허용했고, 이후 송광민의 안타가 이어졌다. 이형범도 흔들렸다. 장진혁과 최재훈에게 연속 몸 맞는 공을 내주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두산은 이형범을 내리고 박치국을 올렸지만, 박치국까지 첫 타자 오선진에게 몸 맞는 공을 내주면서 밀어내기로 실점이 나왔다. 여기에 정은원의 희생플라이까지 나왔다. 9회초 함덕주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두산은 결국 8회와 9회 두 점 차 간격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동안 두산은 승부처에서 가장 믿음직한 투수를 투입하면서 위기 극복 후 승리를 잡아왔다. 마무리투수라도 승부처에서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를 넣어야 한다는 것이 김태형 감독의 지론이기도 하다. 또한 이 방법으로 지난 4년 간 두 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정규시즌 우승을 일궈냈다.
이날 8회 김승회의 멀티이닝 소화 기대와 위기 상황에서의 이형범의 투입. 그동안 좋은 결과도 남겼던 모험 중 하나였다. 다만, 결과에 따라 과감한 승부수 적중 혹은 요행수가 될 수 있는 기용이기도 했다. 이날 만큼은 선택 모두가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 씁쓸한 역전 패배의 뒷맛만 남게 됐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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