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다리가 부러지게 준비했는데, 안 드시면 민망할 것 같아요. 진정성 있게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이병헌 감독)
16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이병헌 감독이 첫 TV 드라마를 선보인다. ‘극한직업’을 선보인 후 바로 다음 작품이라는 점, 첫 TV 드라마라는 점에서는 부담감이 크지만 ‘멜로가 체질’을 열심히 준비한 만큼 자신감도 있다.
이병헌 감독은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JTBC 새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극본 이병헌 김영영, 연출 이병헌 김혜영)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이날 자리에는 주연 배우 천우희, 전여빈, 한지은, 안재홍, 공명 등이 함께 했다.

‘멜로가 체질’은 이병헌 감독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TV 드라마다. 이병헌 감독은 그동안 영화 ‘스물’, ‘바람바람바람’ 등의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작품을 통해 독특한 캐릭터와 한 번 들으면 잊기 힘든 ‘말맛’ 가득한 대사로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올해 초 개봉한 영화 ‘극한직업’으로는 1600만 관객을 동원했다. ‘극한직업’에서 다양한 유행어를 만들어내면서 자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웃음을 선물했다.

이병헌 감독은 첫 TV 드라마로 ‘멜로가 체질’을 선택했다. 직접 극본과 연출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이병헌 감독은 “드라마 준비를 오래 전부터 했다. ‘멜로가 체질’도 2년 전부터 대본을 썼다. 이 이야기를 2시간 안에 풀어보기에는 내가 가고자 한 방향성, 다양성 등을 봤을 때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드라마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내게는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영화, 드라마, 연극 등 매체나 플랫폼은 중요하지 않다”며 “영화와 드라마의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길다는 점 뿐이다. 작업 방식에는 차이점이 거의 없다. 조금 더 일한다는 정도가 다르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또한 이병헌 감독은 “‘멜로가 체질’은 ‘극한직업’과 다른 결의 코미디가 될 것 같다. 상황이나 액션보다는 입이 많이 움직이는 코미디다”고 설명했다.

이병헌 감독은 ‘멜로가 체질’을 통해 서른이들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영화 ‘스물’에서 스무살 남자의 이야기를 했다면 ‘멜로가 체질’에서는 서른이 된 세 여자의 이야기를 각자 풀어 나간다.
이병헌 감독은 “서른살 여자들의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사람들의 이야기가 맞는 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이 연애와 사랑이 끝나고 다시 시작하기 전까지, 그 사이의 시간 안에 있는 이야기를 다뤘다. 연애, 일상, 고민 등이 담겼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감독은 “그 중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 나이대 등을 생각하지 서른살의 여자 주인공들이 떠올랐다. 적당한 경험, 가치관이 새로 형성된다는 점 때문이다. 자유롭게 친구들과 수다 떨 듯이 볼 수 있는 드라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병헌 감독은 30대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은 점에 대해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는 대단한 게 아니다. 주변을 둘러봤을 때 흔히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내 취향이 반영된 것 같다”며 “연애를 가장 활발하게 하는 시기에 사람들의 모습이 보기 좋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10년치 메모를 다 털어넣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헌 감독은 “이 이야기에 어울리는 사람들이 누굴까 고민을 하던 중 서른 즈음이라고 생각했다. 이 나이가 늦었다 싶은 나이 중에서는 가장 현명하고 성숙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가치관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 시기에 어느 정도 경험 후의 이야기를 하면 수다가 풍성해지지 않을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극한직업’의 부담감을 빼놓을 수 없다. 1600만 관객을 동원한 감독인 만큼 그의 첫 드라마에 관심이 쏠릴 게 지대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병헌 감독은 “전작이 부진했을 때 더 부담이 된다. 이번에는 신인 드라마 감독이다. 앞에 데이터가 없다고 생각하고 작업에 임하고 있다. 신인 감독으로서의 부담감은 있지만 ‘극한직업’은 잊어버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들과 시청률에 대해 이야기를 농담식으로 많이 하고 있다. 농담으로라도 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신경쓰이기 때문인 것 같다”며 “하지만 우리가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상다리가 부러지게 준비했는데 드시지 않으면 민망할 것 같다. 배우들의 케미, 공감되는 이야기를 많이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병헌 감독이 연출을 맡은 JTBC 새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은 오는 9일 오후 10시 5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