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하, 직접 밝힌 복귀 이유 #무한도전 #뮤지컬 #전통주(종합)[인터뷰]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08.09 14: 30

여전히 고민도 많고 마음은 무겁지만 뮤지컬에 대한 열정만큼은 숨길 수 없었다. 방송인 정준하가 '무한도전' 종영 후 1년을 보내며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로 돌아온 이유다. 
정준하는 9일 오전 서울시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센터에서 OSEN과 만나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시티 오브 엔젤'은 1940년대 화려한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공연으로, 탐정 소설을 영화 시나리오로 만들며 어려움을 겪는 주인공과 그가 창조한 세계 속 인물들이 교차되며 멀어지는 이야기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정준하는 극 중 버디, 어윈 역을 맡았다. 임기홍과 함께 더블 캐스팅이다.

[사진=샘컴퍼니 제공]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에 출연하는 정준하 캐릭터 콘셉트 컷.

특히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지난해 3월 종영한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하 무도)' 이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선다. 뮤지컬은 2016년 상연된 '형제는 용감했다' 이후 3년 만이다. 이에 정준하는 7일 프리뷰, 8일 첫 공연을 마쳤음에도 여전히 긴장감을 표현했다. 그는 "거의 3년 반 만에 뮤지컬을 하는데 엄청 걱정됐다. 지금까지 한 뮤지컬 중에 이렇게 걱정한 게 처음"이라며 "제 씬은 많지 않은데 대사가 많다. 노래도 약간 엇박이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심지어 아내와 아들 로하가 찾아온 시츠프로브 공연에서 실수해 무대 울렁증까지 생겼다고.
다행히 정준하는 최재림, 강홍석, 이지훈, 리사 등 베테랑 배우들과 함께 하며 무대를 극복했다. 정준하는 "프리뷰 하는 날 아침부터 지금까지 전혀 못 느껴본 이상한 울렁증과 공포감이 생겼다. 너무 걱정이 많이 됐는데 다행히 최재림 배우가 워낙 잘하고 베테랑이라 의존했다. 용기를 줘서 그런지 그날은 성공했다. 그 뒤로 다들 뒤에서 박수 쳤다. 김문정 감독님도 '이게 뭐라고, 우리가 다 잘해야지 이거 한번 성공했다고 박수칠 일이냐’고 놀리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제 첫 공연은 또 완벽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진=샘컴퍼니 제공]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 제작발표회 당시 정준하
방송에서 보여준 코믹함이 강한 이미지는 정준하에게 강점이자 숙제이기도 했다. 이에 정준하는 "사실 지금도 배우들끼리 걱정하는 게 이 작품이 워낙 오래된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도 초연이고 미국식 개그가 많아서 저희도 지금도 관객들이 한번 보고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과 고민이 많다. 미국식 코미디가 많은데, 저희끼리 연습장에서 해봤는데 무슨 느낌인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한국식으로 바꾸는 게 어떨까 고민해서 우리끼리 현장에서 '아재' 개그로 만들었는데 객석에서는 좋아하긴 했다"고 설명했다.
"원래 더 많았는데 자제했다"던 정준하는 "공연을 보시는 분들이 제가 혹시라도 이렇게 한 부분에 있어서 극 중에서 너무 희화화했다고 느끼시지는 않을까 고민도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그런 코믹함이 있어야 하지만 전체적으로 '왜 저런 것만 하지?'라고 보일까 봐 걱정되는 거지 막상 공연에 들어가면 저도 주인공 스타일을 괴롭히는 악덕 감독에 몰입했다"며 오경택 연출의 지시에 따라 연기 스타일을 바꾸기도 한 점을 밝혔다.
[사진=샘컴퍼니 제공]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 제작발표회 당시 정준하와 임기홍
공들여 준비한 작품인 만큼 정준하는 '시티 오브 엔젤' 홍보 차 다양한 예능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비디오스타'를 비롯해 '아는 형님', '한끼줍쇼' 등 대세 예능에 출연진과 나란히 출격한다. '무도' 이후 1년 반 만에 시청자 앞에 서는 셈이다. 이와 관련 그는 "예전에 '무도'에서도 얘기한 게 '끝나면 뭐할 것 같냐'는 거였다. 그때 '은퇴하지 않겠냐'고 했다"고 운을 떼며 "공연을 홍보해야 하니까 이번에 다시 방송에 나가는데 그런데 워낙 좋은 댓글이 안 달리다 보니 마음이 불편하긴 했다. '보고 싶지 않은데 왜 자꾸 나오냐'는 사람도 많더라. 그래도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 걸 보니 아직 관심은 있다고 생각했다. 욕 한 마디라도 던져주시는 걸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며 웃었다. 
다만 그는 '무도'와 관련된 언급에 시종일관 조심스러움을 보였다. 함께 출연한 멤버들과도 방송 이후 꾸준히 연락하며 지냈지만 거듭되는 관심과 질문에 답했을 뿐 자신이 먼저 '무도'를 거론한 적은 없다는 그다. 오히려 정준하는 쉬는 동안 방송을 떠나 직접 운영하는 2개의 식당과 전통주 공부에 매진하며 방송인과 떨어진 삶을 살았다. 지난해 한 차례 방송 복귀 기회가 있어 진전된 바도 있었으나 최종 불발돼 "이 참에 쉬자"는 생각으로 버텼단다.
그 사이 정준하는 1년에 단 한 번, 6명만 선발하는 한국 전통주 소믈리에 시험에 합격하기도 했다. 각종 전통주의 역사와 종류를 늘어놓던 그는 공백기 동안 매진한 전통주 분야의 전문가가 돼 있었다. 그는 "한국, 중국, 일본의 전통주를 비교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중국에서는 마오타이주, 일본에서는 각종 사케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우리나라는 전통주 명맥이 언제부터 왜 끊겼는지에 대해 얘기하더라. 그때 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기획안도 직접 만들어 봤다"며 한국 전통주에 관심갖게 된 비화를 밝혔다.
이어 "전통주 관련 프로그램을 해보려고 톱 배우 형한테 얘기해서 같이 하자고 허락도 받고 있다. 조만간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실제 자신이 운영하는 2개의 가게가 일본식 꼬치 전문점이지만 사케 없이 한국 전통주만 판매한다며 눈을 빛냈다.
[사진=샘컴퍼니 제공]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들.
정준하는 이처럼 애정을 쏟아 준비한 가게에도 2주째 두문불출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 그는 "지금은 뮤지컬에 올인해야 할 때"라고 밝히며 뮤지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저는 정말 뮤지컬이 좋아서 14년 동안 계속하고 있다. 뮤지컬을 좋아하지 않으면 이렇게 할 수 없다. 사실 이걸 하면서 제가 방송을 못하고, 손해 보는 게 많았다. 홍보 차 방송에 나가는 것도 저한테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방송에서 저를 안 써줘서 쉰다고 하긴 했지만 나중에 좋은 모습으로 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이 뮤지컬을 선택할 때 고민이 컸다"고 강조했다. 
정준하는 "지금 함께 공연하는 동생들에게 '지금 내 생활의 일부는 너희들'이라고 하고 있다"며 "제가 아니라 같이 무대에 서는 동생들이 너무, 워낙 잘한다. 말 그대로 '드림팀'"이라며 끝까지 '시티 오브 엔젤' 멤버들을 추켜세웠다. 그가 간직한 무대에 대한 애정이 작품에서 어떻게 발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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