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구종을 예측하기 어려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마이크 리크와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류현진은 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애리조나와의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한다. 지난 3일 목에 가벼운 담 증세가 있어 부상자 명단(IL)에 오른 이후 복귀전이다.
이날 류현진의 맞대결 상대는 오락가락했다. 애리조나는 메릴 켈리와 리크 중에서 누구를 선발로 내세울지 확정하지 못하면서 계속 선발 예고를 변경했기 때문이다.

한국팬들은 지난해까지 KBO리그 SK 와이번스에서 활약했던 켈리와 류현진의 KBO리그 출신 선발 맞대결을 기대했지만 결국 류현진의 상대는 리크로 확정됐다.
리크는 올 시즌 23경기(142⅓이닝) 9승 8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중이다. 올해 대부분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뛴 리크는 지난 1일 애리조나로 트레이드됐다. 이적 후 첫 등판에서는 5⅓이닝 11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볼넷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경험 많은 베테랑 선발투수이지만 에이스라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리크와 류현진의 맞대결은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두 투수 모두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는 팔색조 투수라는 점이다.
류현진은 다양한 구종으로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기로 유명하다. 거의 똑같은 투구폼에서 포심, 투심, 커터, 체인지업, 커브가 나와 타자들이 구종을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 지난 1일 콜로라도 로키스 원정경기에서는 커터를 익힌 이후 거의 던지지 않았던 느린 슬라이더를 들고나와 악명 높은 쿠어스필드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기도 했다.
투수의 구종을 얼마나 예측하기 어려운지 보여주는 지표로는 피치 엔트로피(pitch entropy)가 있다. 피치 엔트로피는 투수가 다양한 구종을 비슷한 비율로 던질수록 수치가 높아진다. 선발투수는 보통 1.3, 구원투수는 1.1 정도를 기록한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가 제공하는 구종 구사율을 기반으로 계산한 류현진의 피치 엔트로피는 1.54다. 올 시즌 1000구 이상 던진 투수 154명 중 공동 10위(다르빗슈, 태너 로아크, 소니 그레이, 닉 킹햄)다.
류현진의 레퍼토리는 포심(28.5%), 체인지업(27.7%), 커터(19.6%), 투심(12.4%), 커브(11.8%)로 구성되있다. 가장 비중이 높은 포심조차도 구사율이 30%를 넘지 않는다. 타자는 당연히 구종을 예측하기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구종의 다양성만 본다면 리크가 류현진을 능가한다. 리크의 피치 엔트로피는 1.72로 메이저리그 1위다. 리크는 커터(27.6%), 체인지업(20.9%), 싱커(18.1%), 포심(14.2%), 슬라이더(11.2%), 너클커브(8.0%)를 구사한다. 구종이 무려 6가지로 타자들이 노리고 들어가기 쉽지 않다.
물론 구종이 다양하다고 해서 꼭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장 리크와 류현진의 성적을 비교해봐도 차이가 크다. 그렇지만 구종이 다양하면 타자들이 다소 까다롭게 느끼는 것은 분명하다. 이날 양 팀 타자들은 복잡한 생각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설 것이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