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8승이다. 새로운 좌완 에이스의 탄생 임박이다. 그리고 우상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 NC 다이노스 구창모가 팀의 좌완 에이스를 넘어서 리그의 좌완 에이스의 길을 밟고 있다.
구창모는 지난 10일 창원 NC파크에성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3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8탈삼진 1실점 대역투를 펼치며 팀의 7-4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8승(5패)째를 수확했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이닝, 그리고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2017년 7승)까지 경신했다.
전임 김경문 감독 시절부터 좌완 에이스로 육성하기 위해 줄곧 기회를 부여했던 구창모다. 탄탄한 체격 조건, 그리고 부드러운 투구폼, 여기에 140km 중후반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의 다양한 구종. 좌완 에이스가 갖춰야 할 덕목을 모두 갖췄다. 경험만 쌓인다면 에이스가 될 것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매번 기복과 체력이 발목을 잡았다. 선발진에서 시즌을 시작하더라도 시즌 중반 체력이 뚝 떨어지면서 구위를 잃고 했다. 그리고 불펜으로 돌아서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자연스럽게 기복 있는 경기력이 따라왔다. 그렇게 구창모는 4시즌째를 맞이했다.
하지만 올 시즌의 구창모에게 그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내복사근 부상으로 시즌 시작이 늦었고 첫 4경기를 불펜 투수로 던지고 5월 중순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이후 구창모는 위태로운 시기도 있었지만 차근차근 자신이 갖고 있는 ‘포텐’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빠른공의 구위와 제구력을 모두 갖춘 뒤 그동안 쌓은 경험이 투구에 녹아들었다. 미완의 유망주 시절을 조금씩 탈피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롤모델’로 꾸준히 언급했던 양현종(KIA)의 길을 차근차근 뒤따라 가고 있다. 양현종은 데뷔 3년 차인 만 21세 시즌에 데뷔 첫 10승 투수 반열에 올라섰다(29경기 12승5패 평균자책점 3.15). 올해 4년차로 22세 시즌을 맞이한 구창모도 데뷔 첫 10승이라는 목표가 임박했다. 양현종의 커리어 초반과 큰 차이가 않다. 의식은 하지 않고 있지만 8승을 거두면서 ‘좌완 선발 10승’이라는 당면 목표가 눈 앞에 다가온 상태다.
리그 차원에서도 구창모의 잠재력 폭발은 반갑다.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SK), 양현종의 ‘좌완 트로이카’ 시대 이후 차우찬(LG), 장원준(두산)을 거치며 좌완 에이스들이 즐비했지만 이후 두드러진 좌완 영건 투수를 찾기 힘들었다. 그 자리를 구창모가 채워가는 것. 국가대표팀의 세대교체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공교롭게도 구창모에게 꾸준히 기회를 부여했던 김경문 감독이 현재 국가대표팀 수장이다.
잠재력이 폭발한 구창모는 이제 팀의 좌완 에이스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의 길을 따라서 가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