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성 부족"..'별헤는밤' 한혜진→이적, ★도 울컥한 윤동주 콘서트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08.15 19: 44

'별 헤는 밤'이 윤동주 시인의 시와 삶을 재조명하면서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8월 15일(광복절) 오후 KBS2를 통해 '3.1운동 100주년 기획 윤동주 콘서트-별 헤는 밤'이 방송됐다. '윤동주 로드'라는 콘텐츠로 민족시인 윤동주의 삶과 기억을 따라가고, 배우 김영철, 한혜진이 MC를 맡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한혜진은 윤동주 시인의 대표적인 '별 헤는 밤' 시낭송을 맡아 프로그램의 오프닝을 열었다.

이어 시인 윤동주의 생애 마지막을 표현한 무대가 공개됐다. 뮤지컬 배우 민우혁이 윤동주 시인의 역을 맡았다. 윤동주의 삶처럼 역사의 격동기를 살아갔던 예술가의 운명적인 사랑과 생애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노래와 민우혁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가 어우러져 애절한 무대가 만들어졌다. 
MC로 나선 한혜진은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 된 뜻깊은 해"라며 "어두운 시대를 치열하게 맞섰던 독립운동가 덕분이 아닌가 싶다. 영원한 청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학교를 다닐 땐 저항 시인이라고 배운 기억이 난다"며 의미를 되새겼다. 
김영철은 "만 27살 짧은 인생에도 불구하고 많은 감동을 남겼다. 윤동주 시인의 숨결이 살아 있는 시를 아름다운 음악과 만나보는 시간을 꾸며봤다. 시를 쓰면서 독립을 외친 윤동주 시인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수 윤형주와 그의 아들 윤희원은 윤동주의 고향인 북간도 명동촌을 방문했다. 윤형주는 윤동주의 6촌 동생이며, 부친이 윤동주의 스승이었다. 윤형주는 윤동주 시인에 대해 "정제된 말을 하는 학생, 짧지만 설득력 있는 발언을 했다"며 조용하지만 설득력 있는 화법을 지녔던 소년이라고 했다.
윤동주의 묘소를 찾은 윤형주는 "형님,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라며 여전히 많은 시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다고 했다. 
윤형주는 명동학교와 윤동주의 생가 명동촌을 찾으면서 형님을 추억했고, 자신이 직접 만든 곡을 관객들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1부 중간에 드라마 '청춘시대', '내성적인 보스', 영화 '스윙키즈' 등에 출연한 배우 박혜수가 등장해 윤동주의 '자화상' 시낭송을 했고, 가수 스윗소로우는 윤동주의 모교를 방문했다. 
윤동주 시인은 연희전문학교에서 청춘을 보냈는데, 이곳은 1915년 미국 선교사 언더우드에 의해 설립된 연세대학교의 전신이다. 스윗소로우는 연세대 남성 합창 동아리 출신으로, 윤동주의 후배이기도 하다. 이들은 연세대의 윤동주 문학동산, 윤동주 시비(윤동주의 동생 윤일주 교수가 설계 총학생회 모금으로 1968년 건립 윤동주의 육필 서시가 새겨져 있다), 윤동주 시인이 머물렀던 기숙사 핀슨관 등을 둘러봤다.  
스윗소로우는 "시대가 다르고 역사가 흘렀지만, '여전히 명맥이 이어지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게 감동이고 소름끼친다"고 했다.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는 과거 MBC '무한도전'에서 공개한 '당신의 밤'이라는 노래를 열창했다.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과 '서시'를 차용한 가사로 노래를 만들어 광희와 듀엣 무대를 선보였다. 이어 최자가 합류해 다이나믹 듀오의 히트곡도 불렀다. 
또, 연세대 후배들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베토벤 바이러스' 곡에 윤동주의 '서시'를 가사로 붙여 만든 연세대학교 응원곡을 소개했고, 1부 마지막 무대에서 YB가 등장했다. 윤도현은 윤동주의 '편지'를 읊었고, '꿈꾸는 소녀', '나비' 등으로 무대를 꽉 채웠다.
'솔로몬의 위증', '학교 2017', '미스터 션샤인' 등에 출연한 배우 장동윤은 윤동주의 '참회록'을 시낭송했고, 가수 백지영은 영화 '동주' 화면을 배경으로 '잊지 말아요'를 불렀다. 
2부에서는 일본인들이 생각하는 저항시인 윤동주에 관한 이야기가 공개됐다. 
윤동주 시인이 생전 다녔던 일본 교토시 도시샤 대학 캠퍼스 한 켠에는 윤동주 시비가 자리잡고 있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이곳 윤동주 시비에는 윤동주의 시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작진은 교토 도시샤 대학 내 윤동주 시비는 물론, 윤동주 시인이 생전 일본에서 마지막 사진을 찍은 장소인 교토 우지강을 방문한 윤동주 시인 추모회에 동행했다. 일본인 및 재일동포 시인 등 일본 문인들로 구성된 윤동주 추모회는 이곳에서 윤동주 시인의 시(詩)와 삶을 떠올렸다.
윤동주의 시 117편을 번역한 우에노 미야코 시인은 "하늘 위에서 윤동주 시인이 보고 있는 것 같아서 이곳은 정말 소중한 장소다. 시비를 찾는 사람들에게 감동해서 말이 안 나오고, 눈물이 난다. 시비를 찾아온 일본 중학생들처럼 일본이 앞으로 어떻게 한국과의 사이를 좋게 만들지,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기쁘다"며 감격했다. 
이들 중 윤동주 평전을 일본어로 번역한 문인 아이자와 카쿠는 "일본은 전쟁 후 그에 대한 반성을 한 후에 새 출발을 해야 했는데, 그 반성이 아직 부족하다. 나는 이 일(반성하는)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그런 후에 윤동주와 재회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가수 이적은 패닉 시절의 '달팽이'를 부른 뒤 "달팽이 얘기가 타향에서 생을 마감한 윤동주 시인과 닮아, 내 마음 속에서 겹쳐져 울컥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별 헤는 밤'은 이야기가 있는 콘서트로, 나라 잃은 슬픔과 시대의 아픔에 시(詩)로 저항한 민족시인 윤동주의 시와 삶을 되짚는 공연이다. 민족의 아픔을 아로새긴 윤동주의 아름다운 시를 통해?100여년 전 이 땅을 지키고자 했던 청춘들의 열망과 고뇌, 자아성찰과 반성 등을 되짚었다. 3.1운동 100주년 해인 광복절을 맞아 윤동주의 시를 재해석한 음악과 함께 그의 생애를 재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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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1운동 100주년 기획 윤동주 콘서트-별 헤는 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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