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육지책과 실험의 경계…’오프너’ 다익손의 본격 시험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8.18 08: 03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브록 다익손의 오프너 전략이 본격 시험대에 오른다. 고육지책의 결과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시도가 결실을 맺을 것인지 확인할 시간이 다가왔다.
롯데는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다익손을 예고했다. 선발 투수 예고제에 의해 다익손의 이름이 예고됐지만, 다익손은 이날 첫 번째 투수다. 경기의 문을 여는 오프너인 것.
다익손은 지난 13일 사직 KT전 첫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의 기록을 남기고 내려왔다. 공필성 감독대행은 다익손의 활용법에 고심을 거듭했지만 결국 선발에서 불펜으로 완전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불펜 투수로의 전환은 오프너 활용까지 모두 포함된 보직 이동이었다.

'오프너'로 등판하는 롯데 브록 다익손/ youngrae@osen.co.kr

일단 지난 13일 사실상 처음 오프너 역할을 맡은 다익손의 모습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당시엔 다소 준비가 덜 됐다는 판단이었다. 공필성 대행은 “지난 등판에서는 짧게 던지는 것이 익숙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준비를하고 적응을 하면 좀 더 괜찮아질 것이다”면서 “다익손 본인도 팀의 결정에 수긍했다”고 전했다. 이젠 다익손 스스로가 짧게 던지는 부분에 적응해야 한다. 
큰 키로 인한 반대급부로 더욱 빠르게 찾아오는 체력 소모,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단조로운 패턴으로 인해 더 이상 길게 던져야 하는 선발 투수로는 힘들다는 판단이다. 팀 전력의 절반 이상, 선발로테이션의 한 축을 차지해야 하는 외국인 선수, 그럭솓 애초에 선발 투수로 생각했던 선수가 불펜으로 전환하고 오프너 역할을 한다는 것 자체가 고육지책이다. 남은 시즌 토종 투수진의 과부하를 생각하더라도 외국인 투수는 필요한 상황. 그나마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게 오프너를 포함한 불펜 활용이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한다면 새로운 실험일 수 있다. 다익손이 준비를 제대로 마치고 오프너로 제 모습을 보여준다면 새로운 실험과 시도는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남은 시즌 투수진 운영 방안을 좀 더 유동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서준원과 박세웅 등 다른 투수들과의 조합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오프너로 제 모습을 보여준다면 경기 중후반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역할까지도 가능할 수 있다. 선발과 불펜진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이다. 팀으로서는 긍정적인 효과다.
무엇보다 다익손 자신의 향후 커리어를 생각했을 때 지금의 역할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도 중요하다. 공필성 대행은 다익손의 향후 커리어까지 생각하고 있다. 공 대행은 “다익손이 여기서만 야구를 할 것이 아니지 않느냐. 여기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다익손의 커리어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면서 다익손이 어느 위치에서든지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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