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승씩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던 박민지(21, NH투자증권)가 2019년치 과제도 뚝딱 해치웠다.
박민지는 18일, 양평 더스타휴 골프앤리조트(파71/6,557야드)에서 펼쳐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9 BOGNER MBN 여자오픈’(총상금 6억 원, 우승상금 1억 2,000만 원) 최종일 경기에서 혼전 끝에 가장 좋은 성적으로 홀아웃했다. 이날은 2타를 줄이는데 그쳤지만 2라운드 때 코스레코드(-8)를 세우며 벌어두었던 스코어가 효과를 발휘해 우승컵까지 연결 됐다.
이날 우승으로 박민지는 2017시즌 이후 매년 1승씩을 올리는 흐름을 이어가게 됐다. 2017년 ‘삼천리 투게더 오픈’, 2018년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박민지다.

2라운드에서 8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12언더파, 단독 선두로 치고 나온 박민지는 최종라운드 경기에서는 표정에서 크게 긴장하는 모습은 읽을 수 없었으나, 성적은 전날 같지 않았다. 전반 9홀을 보기 2개, 버디 1개로 어렵게 마친 박민지는 후반 들어 안정감을 찾고 버디만 3개를 쓸어담았다. 진땀은 흘렸지만 최종합계 14언더파 199타로 가장 적은 스코어카드를 적어낼 수 있었다.
이다연 장하나 김자영은 박민지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지만 1타차 공동 2위로 마음을 달래야 했다. 특히 이다연은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는 무서운 상승세로 선두를 위협했지만 딱 한 고개가 아쉬웠다.
박민지는 “전반부터 무아지경으로 치려고 했는데, 우승 욕심이 나서 그런지 조금씩 어긋나는 느낌이 있었다. 중간에 쫓아가는 입장이 되니 앞만 바라보면서 코스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무아지경’이라는 단어는 박민지가 2라운드 단독 선두 후 인터뷰에서 꺼냈던 말이다.
박민지는 우승을 의식하는 마음이 오히려 걸림돌이었던 사례를 상기하며 “내일은 나의 골프에 빠져서 무아지경으로 치는 것이 목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박민지의 시즌 목표는 ‘매년 1승’이다. 더 욕심을 낼 수도 있는데, 2승 3승이라는 말은 좀처럼 입에 담지 않는다. 그 이유를 박민지는 이렇게 말했다. “2승을 하기 위해서 먼저 1승이 필요하기 때문에 1승만 생각한다. 사실 루키 때 시즌 초반 우승하고 나서는 1승을 더 할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더 열심히 하면 2승도 갈 수 있다는 생각은 든다. 2승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
기술적으로는 이런 이유도 넌지시 말했다. “내 스윙은 분명히 완벽하지 않고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겨울만 되면 스윙을 고쳐야 할까, 아니면 성적을 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아직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성적 욕심부터 먼저 내지는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 된다.
“완벽하지 않은 지금 스윙의 상태에서 연습을 더 많이 하면 실력은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한다.
혼전은 있었지만 어쨌거나 우승은 해 냈다. 박민지는 “다른 때보다 좀 더 마음 편하게, 재미 있게 쳤다. 오늘은 왠지 모르겠는데 재미있고 즐겁다고 생각했다”고 달랐던 심경을 말했다.
캐디가 바뀐 것도 하나의 변수가 됐다. 박민지는 “바뀐 캐디 오빠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15번 홀에서 자꾸 하늘을 보라고 했다. 그래서 그냥 하늘 한 번 보고 '하늘이 예쁘네요'라고 영혼없이 말하면서 웃고 플레이했다. 그 이후로도 매 홀마다 하늘을 보라고 했고, 또 예쁘다고 했는데, 결국 이러면서 저절로 긴장이 풀린 것 같다”고 말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