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에 없었던 惡"..'지정생존자' 허준호라 가능했던 '정치 괴물' [핫TV]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9.08.21 08: 41

'60일, 지정생존자' 허준호가 믿기 힘든 반전 엔딩으로 충격을 안겼다. 그의 열연 덕에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웰메이드 드라마가 탄생했다는 평이다.
지난 20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극본 김태희/ 연출 유종선) 마지막회에서는 국회의사당 테러를 묵인한 청와대 내부공모자가 한주승(허준호 분)이라는 사실이 드러냈다.
이날 박무진(지진희 분)은 권한대행 자리를 내려놓고 대선 출마를 준비함과 동시에 국회의사당 테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때마침 강대한(공정환 분)이 테러 발생 당일, 경호처장의 보고를 받고도 이를 허위보고라고 안심시키며 테러의 위험을 묵살한 이가 한주승이라는 사실을 밝혀냈고, 동시에 한나경(강한나 분), 서지원(전성우 분), 정한모(김주헌 분)도 이를 알아내 박무진에게 보고했다.

'60일, 지정생존자' 스틸

'60일, 지정생존자' 방송화면 캡처
충격을 받은 박무진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앞서 한주승이 자신의 든든한 정치적 동반자가 될 것을 약속했던 터라 더욱 그랬다. 무엇보다 국회의사당 테러의 배후가 고(故) 양진만 정부의 비서실장이라는 것은 현재 대통령 선거 후보 중 지지율 1위인 자신에게도 큰 타격임을 알고 있기에,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결국 박무진은 한주승을 불러 "왜 그랬느냐"고 물었고, 한주승은 "이 나라는 양진만 대통령을 가질 자격이 없는 나라다. 나와 양 대통령은 실패했다. 내 인생 전부를 바쳐 이 나라 국민들을 믿고 헌신했지만, 우릴 배신한 건 국민들이 먼저다"라고 답했다. 
특히 한주승은 "지금 국민들은 국회의사당 테러 사태를 극복하게 해준 박무진 당신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 그런 국민들, 그리고 당신에게 희망을 걸고 있는 비서진의 바람을 저버리고 사실을 밝힐 것이냐. 무엇보다 박대행은 자신이 좋은 사람으로 남는 게 중요한 사람 아닌가"라며 오히려 박무진을 협박해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하기도. 
'60일, 지정생존자'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박무진은 권한대행 자리를 내려놓는 기자회견에서 모든 진실을 밝히며 대선 출마 포기 선언을 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로 대한민국을 천국, 지상낙원으로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선거가 민주주의의 최소 기준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권한대행으로 제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겠다. 그 어떤 순간에도 대한민국은 저와 여러분의 자부심이어야 하기 때문이다"라며 한주승의 그릇된 야망을 좌절시켰다. 
이로써 한주승은 체포됐고 박무진은 권한대행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후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방송 말미, 차영진(손석구 분), 정수정(최윤영 분), 김남욱(이무생 분), 박수교(박근록 분)가 박무진을 찾아와 차기 대통령 선거에 후보로 출마할 것을 제안해 시즌2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60일, 지정생존자' 스틸
이날 허준호는 충격의 반전 엔딩으로 '60일, 지정생존자'가 웰메이드 드라마로 거듭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청와대 어른으로서 박무진이 기댈 정도의 노련한 정치가였던 그가 알고 보니 정치가 낳은 괴물이었다는 사실은, 현 정치에 대해 많은 생각할 거리와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무엇보다 허준호는 각양각색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 드라마에서 특유의 존재감을 발휘하며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줬다는 극찬을 받고 있는 상황. 원작인 미국드라마 '지정생존자'에서 없는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기에 그 누구보다 큰 부담감을 느꼈을 법도 하지만, 대한민국 정서에 맞는 현실감 있는 캐릭터를 구축해낸 것은 물론 입체적인 연기를 선보여 그가 '믿고 보는 배우'임을 다시금 입증했다.
이에 매번 놀라운 연기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하며 시청자들의 신뢰를 더해가고 있는 그가 앞으로 보여줄 또 다른 연기 변신에 벌써부터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nahe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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