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상은 바뀐다'던 분" 김정근·손정은 아나운서가 본 故 이용마 기자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08.21 17: 32

"너무나 투명하고 정직하고 단호했던 분이시죠". 세상을 떠난 고(故) 이용마 기자를 향해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남달랐던 족적 만큼 MBC 구성원들에게 '참 언론'의 숙제를 남겨준 그의 발자취에 대해 들어봤다. 
이용마 기자가 오늘(21일) 새벽 6시 44분 서울시 송파구 풍납동 아산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향년 50세. 
고인은 1969년 전라북도 남원시에서 태어나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및 같은 대학원을 거쳐 1996년 MBC 방송 기자로 입사했다. 이후 그는 보도국 사회부, 문화부, 외교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두루 거쳤다. 특히 그는 취재에 성역을 두지 않았고, 기득권을 날카롭게 비판하며 대중에게 울림을 선사했다. 이에 산림보전지역 내 호화 가족묘지 고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감사 과정 밀착취재 등의 특종을 남겼다. 

[사진=OSEN DB] 고 이용마 기자가 생전 MBC 파업 콘서트 '다시 만나도 좋은 친구'에 참석해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이용마 기자는 생전 '해직 언론인'의 표상 같은 존재로 각인됐다. 2011년부터 전국 언론 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홍보국장을 맡아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파업을 이끌다 2012년 3월 5일 부당 해고됐기 때문. 그는 해직 기간 중에도 저서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등을 통해 '공영방송 정상화'의 목소리를 높였고, 결국 해직 5년 9개월 만인 2017년 12월 8일 복직했다. 
그러나 2016년 복막암 3기 진단을 받으며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이용마 기자는 복직 3일 만인 2017년 12월 11일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MBC에 출근하지 않았다. 그는 항암치료 대신 자연치료로 투병해 왔다. 
[사진=OSEN DB, 최규한 기자] 이용마 기자와 함께 'MBC 정상화'의 목소리를 높이며 170일 파업을 함께 했던 MBC 김정근 아나운서(왼쪽)와 손정은 아나운서(오른쪽).
짧지 않은 시간 언론인으로서 굵직한 족적을 남겼던 이용마 기자인 만큼 MBC 안에서 그가 남긴 존재감은 상당했다. 여전히 많은 동료, 후배들이 이용마 기자를 기억하고 추모하며 그의 부재를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고인과 '170일 파업'을 함께 했던 김정근 아나운서는 특히 이용마 기자에 대한 애틋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는 22일 OSEN과의 통화에서 "구기 집행부 때 170일 파업을 선배님과 같이 했다. 제가 그때 당시에 막내였다. 중심에 계신 선배님이라 함부로 평가할 입장은 아니"라면서도 "제가 기억하는 선배님은 '너무나 투명하고 정직하고 강직하고 단호해서 때로는 어떻게 힘 있게 밀고 나갈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존경스러웠던 선배님"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정근 아나운서는 "모두가 다 끝났다고 생각하고 힘 빠져 있을 때도 혼자서 언젠가 모든 게 다 책 제목처럼 '세상은 바뀔 수 있습니다'처럼 바뀔 거라고 말씀하셨던 게 기억에 남는다"며 고인을 떠올렸다. 또한 그는 "투병하실 때에 댁에도 찾아가고 7월 말에도 찾아뵀는데 몸은 아프신데 눈을 살아계셨다"며 "마지막까지 살아계셔서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할 일도 많으실 텐데 투병 중이신 게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사진=OSEN DB] 이용마 기자가 생전 MBC 파업 콘서트 '다시 만나도 좋은 친구'에 참석했던 모습.
마찬가지로 이용마 기자와 'MBC 정상화'의 목소리를 높였던 손정근 아나운서도 고인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했다. 손정은 아나운서는 OSEN에 "이용마 선배님은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 분이셨다"며 "아프신 와중에도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시던 선배님의 얼굴이 떠오른다"며 숙연함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그는 "'참언론'에 대한 큰 숙제를 남기고 떠나신 이용마 선배님이 부디 하늘에서 편안히 쉬시기를 바란다"며 추모의 말을 덧붙였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고인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 MBC는 이용마 기자를 기리기 위해 '사우장'으로 장례를 치를 계획이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발인은 23일, 장지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메모리얼파크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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