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타 레슨 실패? 임병욱 “내 야구를 찾아가는 과정, 귀중한 경험”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19.08.22 11: 07

키움 히어로즈 임병욱이 시즌 전 미국에서 덕 레타 코치에게 레슨을 받은 것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임병욱은 지난 겨울 LA 다저스 강타자 저스틴 터너의 타격 코치로 유명한 레타 코치에게 개인 레슨을 받았다. 하지만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3~4월에는 부진과 부상이 겹쳐 13경기 타율 2할8리(48타수 10안타) 4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5월(26G 타율 0.264)에는 타격감을 끌어올리나 싶었지만 6월(24G 0.193) 다시 부진에 빠졌다.
부진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던 임병욱은 7월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7월 타율 2할7푼1리(70타수 19안타)를 기록하더니 8월에는 3할2푼8리(58타수 19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임병욱. /youngrae@osen.co.kr

임병욱은 “시즌 초반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타격감이 안좋은 것도 있었지만 잘맞은 타구도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타격감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다행히 지금은 그런 것은 없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즌 초반(3~6월) 임병욱의 BABIP(인플레이타구 타율)는 0.303에 머물렀다. 임병욱의 통산 BABIP가 0.362라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낮은 수치다. 하지만 7~8월에는 BABIP가 0.447로 높아지면서 타율도 자연스레 상승했다.
임병욱은 “쉬는 날에도 야구 생각 때문에 잠을 자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운동을 더 열심히 하면서 머리를 비웠다. 집이 구장과 가깝기 때문에 쉬는 날에도 나와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티 배팅을 쳤다. 후반기에는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나온 것 같다”며 부진 탈출을 위한 노력을 밝혔다.
지난 겨울 레타 코치에게 레슨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 됐다. 하지만 임병욱은 레타 코치를 만나고 온 경험을 소중하게 생각했다.
임병욱은 “결과적으로는 좋지 않았지만 귀중한 경험이었다. 내가 날 위해서 투자를 했던 것이다. 사람들이 실패했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실패라기보다는 앞으로 야구를 계속 하면서 거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안 맞는 부분은 버리고 좋은 것만 가져가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안 좋을 때도 금방 내 것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미국에 갔다 온 것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왜 유학을 갔다 오는지 알 것 같다. 기회가 있다면 다시 미국에 갔다 올 의향도 있다. 그전에 내 것을 정립하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지금은 내 것을 다져가고 있는 단계다. 야구에 정답은 없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 또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레타 코치는 어퍼 스윙으로 공을 강하게 때려 장타를 날리는 것을 중요시 하는 코치다. 올해 홈런이 쏟아지고 있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러한 타격 방식이 효과를 발휘하기 좋은 환경이다. 하지만 KBO리그는 올해 공인구 조정으로 장타가 크게 줄어들었다. 레타 코치의 코칭 방식과 KBO리그의 환경이 조금 맞지 않을 수 있는 부분이다.
임병욱은 이에 대해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레타 코치가 말한 것 중에서 틀린 말은 없었다. 이론적으로는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레타 코치에게 레슨을 받은 기간도 짧았고 이론을 연습을 통해 체득하고 실전에 적용시킬만큼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렇다보니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최근 좋은 타격감에 대해서는 “작년 타격폼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내 폼을 찾아서 연습하고 치니까 성과가 나오는 것 같다. 팔 위치는 빠른 스타트를 하기 위해서 여전히 내려와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임병욱은 98경기에서 아직 홈런이 하나도 없다. 원래 홈런이 많은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홈런을 하나도 치지 못한 시즌은 없었다. 임병욱은 “처음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이제는 아무래도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도 안 쓸 수가 없다. 그래도 홈런을 노리는 타격은 하지 않을 것이다. 홈런 하나를 위해 지금 좋은 폼을 바꿀 수는 없다. 그러면 팀에도 마이너스다. 나의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미 한 차례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결장한 임병욱은 “남은 시즌 부상없이 건강하게 마치는 것이 목표다. 또 팀 타선이 전체적으로 잘 돌아가면서 팀 득점 1위를 기록중인데 나도 팀 득점에 많이 기여하고 싶다“고 남은 시즌 목표를 밝혔다.
임병욱은 수비와 주루로도 팀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는 선수다. 최근에는 타격감까지 끌어올리며 공수주에서 모두 키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다재다능한 재능을 가진 임병욱이 어떤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 할지 기대된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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