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덕 아닌 네 덕" KT 배제성, 봉투 들고 포수 찾은 사연 [오!쎈 현장]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9.08.22 10: 56

"선배님 덕분에 좋은 투구 할 수 있었습니다."
배제성(KT)은 지난 20일 수원 키움전에서 5⅔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최근 두 경기 연속 승리를 챙기면서 배제성은 시즌 6승(9패)을 챙겼다.
승리 투수가 돼 ‘수훈 선수’로 선정됐다. 작은 상금도 있었다. 그는 수훈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금을 들고 조심스레 한 사람을 찾아갔다. 바로 함께 호흡을 맞췄던 포수 장성우였다.

[사진] KT 배제성 / OSEN DB

배제성은 장성우에게 봉투를 내밀었다. "제가 승리 좋은 피칭을 펼친 것은 제 덕이 아닌 선배님 덕분입니다"
배제성이 장성우에게 고마움을 전한 것은 이번 한 번이 아니다. 선발 등판 뒤에는 배제성은 남들보다 더욱 분주하게 움직인다. 자신을 위해 고생한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러 다니기 때문. 결과가 좋든, 좋지 않든 배제성의 '감사 인사'는 루틴과 같았다.
배제성은 "전력분석팀에서 선발 2일 전에 상대 팀의 타자가 약한 구종, 코스 등을 따로 인쇄해서 전달해주며, 분석 내용을 또한 굵은 글씨로 써서 알려준다. 특별히 나를 위해서 더 신경써준다"라며 "이 때문에 경기 전, 불펜 피칭 전에 미리 정보들을 알고 들어가는 장점이 있어 이미지 트레이닝에도 용이하다. 임세업 대리님을 비롯해서 전력분석팀에 매우 감사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선발로서 믿고 꾸준히 써주신 감독님께도 감사하다. 특히, 경기를 운영하는 면에 있어 많이 도움을 주신다. 위기나 특정 상황 속에서의 나의 대처 방법과 심리적인 측면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투수 코치에 대한 고마움도 덧붙였다. 그는 "박승민, 이승호 코치님께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의 감사함을 가지고 있다. 특히, 올 시즌 심리적인 측면에서 내 공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해주셨다. 작년보다 구위는 다소 하락했음에도, 나에게 세세한 분석 내용을 직접 보여주신다. 이 자료를 통해 세세한 기록으로 어떤 점이 좋은지, 어떤 부분이 효과적인지를 설명해주신다. 눈에 보이는 증거로 말씀해주시니 마운드 위에서 더욱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차분히 생각을 많이 하고 던질 수 있게 되었다. 구위 하락에도 이런 자신감들이 모든걸 상쇄시키다못해 남어서게 해주는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가장 큰 고마움은 함께 땀을 흘리고 호흡을 맞춘 장성우에게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 (장)성우 형에게 가장 감사하다. 내가 선발로 나왔을 때, 항상 성우 형과 호흡을 맞췄다. 시즌 초에 많이 부진했는데 나 때문에 고생하던 형에게 죄송하면서도 감사했다. 특별히 크게 해드릴 수 있는게 없지만 커피로나마 진심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내가 패전을 한 날에도 볼배합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안타 맞은 공은 내가 잘 못 던진 것이다. 남 탓을 하거나 후회하기보다 그 공을 확실하게 던져야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볼배합의 문제더라도, 내가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면 그 상황에서 안타는 안 맞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성우 형을 정말 믿는다. 그리고 감사하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사진] KT 배제성 /OSEN DB
배제성은 “말로 일일이 표현은 다 못하지만, 코칭스태프 분들과 같이 함께 뛰는 동료 선 후배들께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배제성의 깜짝 선물에 장성우도 감동했다. 배제성이 전한 봉투는 마음만 받고 그대로 돌려준 가운데 "특히나 감사함을 많이 표현하는 친구다. 정말 진심이 느껴지게끔 표현한다"고 배제성의 마음 씀씀이에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서 그는 "선발 투수와 포수는 승리를 함께 만들어가는만큼 제성이에게 나도 고맙고, 팀의 승리를 위해 앞으로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전력분석팀 임세업 대리는 배제성 이야기에 “겸손이 몸에 밴 아이이다. 항상 등판 끝나면 감사 인사를 하러 온다. 열린 마음으로 배우려고 하는 자세”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임 대리는 “우리가 준 자료를 보고 감사하다고 말 한 마디 해주는 것이 정말 가치있고 보람되는 것 같다. 제성이가 많이 감사해하는만큼 더욱 신경써서 자료를 만드려고 한다”고 고마워했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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