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지진희가 '60일, 지정생존자'를 잘 마무리한 소감과 시즌2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지진희는 2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극본 김태희/ 연출 유종선) 종영 라운드 인터뷰에서 "드라마 자체가 정치 소재이지 않나. 사실 걱정 반 기대 반이었는데 기대쪽으로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기쁘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더욱더 기뻤던 점은 연기자들이다. 허준호, 배종옥 선배님들과 그 밑에 후배들까지 생각했을 때 '어쩜 이렇게 캐스팅을 잘 했을까'를 생각하면서 촬영 내내 기뻐했다. 촬영장에 가는 매 순간이 즐거웠고, 그게 종영까지 다 같이 모여서 볼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다. 배우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줬고 잘 어우러졌다. 촬영장에서 '이렇게 색이 다른 사람들이 어우러져서 좋고 그게 맞다'고 이야기해줬고 그 친구들도 즐거워하면서 나름대로 책임감을 가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지진희는 다소 열린 결말이었던 엔딩에 대해 "다들 엔딩을 몰랐다. 저도 저 나름대로 엔딩을 생각하고 있었고 거의 마지막까지 '당선되겠는데' 싶었다. 대신 이번 엔딩은 '또 다른 게 생기는 게 아닐까'라는 기대감이 생긴 것 같다. 배우들 모두가 시즌2를 기대하게 만든 엔딩이었다. 그러나 이는 우리의 기대감일 뿐이고 제작 상황이 어떨지는 모르겠다"라면서 "사실 제가 생각한 '나만의 엔딩'은 제가 가장 멋있게 보이는 엔딩이었다.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대통령 박무진(지진희 분)입니다'라고 말하면서 마무리되면 진짜 멋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제 욕심일 뿐이다. 드라마 자체에는 어울리지 않았을 수 있다"라고 털어놓기도.
이어 정치 드라마에 참여하며 주의한 점에 대해선 "우리는 드라마이지 않나. 저는 그 안에서 박무진을 연기하는 연기자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 이 드라마에 들어가게 된다면 본연의 박무진 캐릭터가 흔들릴 수 있다. 박무진은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믿는 사람이고 그게 흔들리면 큰일 나기 때문에 제 생각을 배제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해 이해를 도왔다.
또한 지진희는 "박무진이 '어떤 게 보편적으로 맞느냐'에 대해 객관적으로 고민하는 점, 원칙주의자 같은 점이 저와 비슷하더라.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박무진은 '법이 있는데 왜 안 되는 거죠?'라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나. 규칙이 있기 때문에 스포츠는 재밌는 거고, 내가 지키는 규율 안에서 해냈을 때 '나도 제대로 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이 점이 저랑 맞다고 생각한 거다. 박무진도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한다"면서 캐릭터와의 높은 싱크로율을 자신했다.

이어 지진희는 앞서 "이 역할은 나밖에 할 수 없다"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그런 마음이 없이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저에 대한 최면이고 에너지 같은 거다.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면 시작 자체가 다르고 드라마에 임하는 모든 순간이 달라진다. 그 마음으로 임하면 어떤 거에도 흔들리지 않고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다"라고 깊은 속내를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끝으로 지진희는 "대본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면서 "예전에도 리메이크작을 했지만 다른 나라 드라마를 로컬화하는 게 쉽지 않다. 하나를 바꾸는 순간 모든 게 변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님께 감사하다고 문자를 보내고 싶었지만 제 의견이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방향이 바뀔까 봐 마지막 대본을 받을 때까지 참았다가 드렸다"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훈훈함을 자아냈다.
한편 '60일, 지정생존자'는 갑작스러운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대통령을 잃은 대한민국에서 환경부 장관 박무진이 60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테러의 배후를 찾아내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극 중 박무진 역을 맡은 지진희는 권력 의지가 없던 캐릭터가 점차 정치인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특유의 묵직한 연기로 입체감 있게 표현해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호평을 받았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nahe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