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생존자' 지진희 "박무진 압박감 표현하기 위해 계속 살뺐다" [인터뷰②]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9.08.22 11: 00

(인터뷰①에 이어)배우 지진희가 '60일, 지정생존자' VIP에 대한 생각과 장르물 도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지진희는 2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극본 김태희/ 연출 유종선) 종영 라운드 인터뷰에서 모두가 궁금해했던 극 중 VIP의 정체에 대해 "저는 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연기에 어려움이 있을 땐 감독님과 상의를 하며 해결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VIP의 정체는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다만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덧붙여 이해를 도왔다.

지진희. /jpnews@osen.co.kr

또한 지진희는 "우리 드라마는 제가 원톱이 아니다. 물론 박무진(지진희 분)이 대통령이 됐으면 원톱이 됐을 수 있겠지만 60일이었지 않나. 물론 저를 중심으로 인물들이 있었지만, 그 주변 인물들의 이끔 속에 제가 성장해갈 수 있었다"면서 "제가 박무진처럼 합리적으로 '어떤 게 더 나을까'라고 계속 제안을 했다. 꼰대가 아니고 싶다. 꼰대라는 말 자체가 나쁜 말인지 좋은 말인진 모르겠지만 뉘앙스가 좋진 않더라. 나쁜 쪽으로 생각했을 때 그 말이 좋진 않은 것 같다"고 말해 촬영장에서의 리더십을 엿보게 했다.
지진희. /jpnews@osen.co.kr
그런가 하면 지진희는 주된 장르인 멜로에서 장르물에 도전한 것에 대해 "멜로를 주로 해서 장르물에 대한 배고픔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요즘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많이 나와서 저도 재밌게 시청 중이다. 이전에는 드라마에서 한계라는 게 있었는데 지금은 굉장히 다양한 드라마가 나와서 그 부분에서 기대가 많이 된다. 장르물 해보니 정말 재밌더라"면서도 "멜로는 나이가 들어서도 끝까지 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다 그 나이에 맞게 사랑하고 그때가 아니면 몰랐던 감정들이 있더라. 그래서 그 나이에 맞는 멜로는 끊임없이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배우들이 그 부분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그 부분이 많이 보여지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은 있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이어 "정치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이렇게 나왔다는 것에 정말 감사하다. 옛날처럼 시청률 독점이 없어서 '왜 그럴까' 생각을 해보니 굉장히 다양한 채널과 프로그램이 생겼더라. 거기에 충족할 수 있는, 제 나이에 맞는 멜로를 한다면 그에 맞는 사람들이 봐주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라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이 외에도 지진희는 "촬영 현장이 정말 좋아졌더라. 대신 사전에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 하는 부분이 생겼다. 옛날엔 대본이 급하게 나오니까 핑계 거리가 있었는데 지금은 다 나와있으니까 핑계 거리가 없더라. 제가 준비를 안 하고 가면 현장에서 문제가 생긴다. 여러 가지 제약이 생겼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는 상황이 됐고,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게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지진희. /jpnews@osen.co.kr
이어 그는 "벌써 데뷔 20년이다. 사실 제 입장이 다른 연기자 분들이랑 조금 다른 게, 시작 선상이 달랐다. 직장을 다니다 연기를 하게 됐고 어느 정도 공부를 한 게 아니라 툭 나오게 된 거라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며 배워나갔고, 그러다 보니까 지금까지 오게 됐다. 그 중간에 일본, 중국에서 촬영할 기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놀라운 게 당시 그 나라들은 옛날부터 우리보다 더 좋은 조건에서 제작을 하고 있었다. 대신 장단점이 있다. 우리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반영할 수 있었다면, 그 나라들은 다 만들어서 선보이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게 좀 더 합리적으로 보여서 부러운 점도 있었다. 그래서 우리의 촬영 현장이 조금씩 바뀌어가는 게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촬영 현장의 변화에 대한 생각도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지진희는 "수트핏 등을 위한 자기관리는 굉장히 철저한 편이다. 사실 이번엔 그거보다 더 신경 쓴 게 있었다. 어떤 대통령의 임기 전과 후의 사진을 봤는데, 너무 마르고 늙어 있더라.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았겠다 싶었고, 그래서 드라마를 하면서 살을 조금씩 계속 뺐다. 제 바지에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뺐다. 피부도 점점 까매졌는데 분장으로 표현했다. 단 60일뿐이었다고 해도 박무진이 느꼈을 고뇌의 과정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그동안의 노력에 대해 밝혀 감탄을 자아냈다.
한편 '60일, 지정생존자'는 갑작스러운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대통령을 잃은 대한민국에서 환경부 장관 박무진이 60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테러의 배후를 찾아내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며 성장하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다. 지난 20일 방송된 최종회가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가구 전국기준 6.2%로 자체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극찬을 받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 nahe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