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으로 돌아온 비지, 18년간 힙합을 해온 이유[인터뷰①]
OSEN 김은애 기자
발행 2019.08.26 18: 36

래퍼 비지는 힙합 팬이라면 모를 수 없는 이름이다. 그는 국내 힙합이 비주류 취급을 받을 때부터 실력을 인정받아, 대중화된 지금까지 활발히 활동해오고 있다. 그만큼 비지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힙합 팬들의 귀를 풍요롭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우선 오랜 힙합 팬이 비지를 떠올리면 단연 무브먼트가 생각날 수밖에 없다. 비지는 2000년대 초반 한국 힙합을 대표하는 크루인 무브먼트의 일원으로서 타이거JK, 리쌍, 다이나믹듀오, 도끼, 은지원 등과 함께 했다. 무엇보다 곡 ’MOVEMENT4’가 담긴 ‘Bizzionary’는 여전히 힙합씬에서 명반으로 꼽히고 있다.
반면 요즘 팬들에게 비지는 타이거JK, 윤미래가 속한 MFBTY의 멤버이자 Mnet ‘쇼미더머니6’ 프로듀서로 익숙하다. 여전히 현역 뮤지션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비지는 약 18년동안 힙합의 끈을 놓치 않으며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물론 그동안 비지는 주변환경과 음악시장의 수많은 변화를 겪으며 때때로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기도 했을 터다. 이가운데 비지는 깨달은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음악은 영원하다는 것. 
이에 힘입어 비지는 지난 12일 발표한 신곡 ‘타임머신’을 통해 자신의 음악에 대한 추억들을 들려줬다. 음악에만 집중해온 지난 시간에 대한 진지한 접근, 진솔함이 돋보이는 곡이다. 
더불어 비지는 최근 OSEN과 만나 “음악은 나를 배신하지 않을 것 같다”라며 “어디선가 ‘Nothing is forever’라는 문구를 봤다. 하지만 난 ‘My music is forever’라고 생각한다”라고 자부심까지 드러냈다.
다음은 비지와의 일문일답.
Q.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A.공연, MFBTY 앨범 작업 등을 하며 지내고 있다.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등 예능에 출연한 후 확실히 어르신분들도 많이 알아봐주신다. 힙합을 잘모르는 분들도 나를 보면 반가워해주신다.
Q. 신곡 ‘타임머신’은 어떤 곡인가?
A.좋은 일, 안좋은 일 상관없이 과거를 회상하게 되면 추억에 젖어 웃을 수 있게 됐다. 어린 조카가 짜장면 한 그릇에 행복한 미소를 짓더라. 나도 작은 것 하나에 좋아하던 어린 시절이 있었지 않겠나. 그런 영감들이 연결고리가 되어 영원한 추억을 남기고 싶었다. 
Q. ‘타임머신’을 대중이 어떻게 들어줬으면 좋겠는지?
A.포털사이트를 찾아보면 나의 7년 전 음악들은 그대로 남아있다. 음악은 영원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행복하게 오래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이번 ‘타임머신’이 추억을 회상하는 사람들에게 한발짝 더 따뜻하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Q. 그렇다면 ‘타임머신’을 통해 본인도 행복해졌나?
A.요즘에는 정말 잘 웃는 것 같다.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때 웃지말아야지 생각하다가도 관객들이 내게 소리쳐주고 손을 흔들어주면 해제가 된다. 얼마 전에 한 팬이 SNS로 메시지를 보냈더라. 곧 결혼하는 팬이 무브먼트 추억을 10년 넘게 갖고 있는데 그 추억을 연장해줄 수 있냐고 물어보더라. 그때 엄청 감격스러워웠다. 음악이 주는 희열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음악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 행복했다.
음악사이트에 내 노래의 댓글이 적게 달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나보다 댓글이 더 많은 곡들이 있겠지만 또 반대로 나보다 댓글이 적은 곡들도 있다. 그런 식으로 긍정적으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무관심한 세상보다 나는 좋다.(웃음)
Q. 어릴 때 사진이 담긴 '타임머신'의 앨범재킷과 뮤직비디오도 인상적이다. 
A.나도 분명히 어린 내 조카처럼 요구르트 한병에 행복해하던 때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릴 때 사진을 재킷에 담았다. 뮤직비디오에도 추억이 있는 장소들을 찾아가 촬영했다. 이중노출 기법을 활용해 추억을 회상하는 느낌을 주려했다.
Q. ‘타임머신’의 무대도 멋있을것 같다.
A.공연 때 관객들과 호흡할 생각을 하니 벌써 설렌다. 페스티벌 공연 등이 계획되어 있는데 관객들과 추억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또 기회가 된다면 ‘타임머신’을 대학생 오케스트라와 같이 해보고 싶다. 
Q.내가 힙합을 계속 하는 이유는?
A.음악은 위대하니까. 아직 음악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귀를 닫지 않고 눈을 감지 않은 이상, 음악은 나한테 안삐질 것 같다. 음악은 배신하지 않고 언제나 함께 있어준다.
/misskim321@osen.co.kr
[사진] 필굿뮤직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