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허정무와 허정무가 만난 그날 [Oh! 모션]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9.08.27 06: 15

# 존경하는 허정무 감독님께. 안녕하세요. 감독님 하고 같은 이름을 가진 허정무입니다. 평소에 감독님이 축구 경기를 지휘하시는 것을 볼 때마다 매우 멋있어 보였습니다. 덕분에 저는 감독님에게 빠져 들었습니다. 이제는 감독님의 팬이 되었습니다. 감독님의 팬이 된 입장에서 초대를 받았다니 기분이 날아 갈 것 같아요. 그뿐 만이 아니라 저희 축구부 친구들도 초대해주시다니! 축구부 친구들도 아주 좋아할 것 같아요. 축구부 친구들과 함께 만날 수 있게 되다니. 축구부 친구들이 더욱 더 많이 기대됩니다. 사랑합니다.
성광학교 허정무 군이 한국프로축구연맹 허정무 부총재에게 보낸 편지다. 지난 24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는 고등학생 허정무 군과 허정무 부총재가 만났다. 사연은 이렇다. 허정무 군이 속학 성광학교 장애인 11인제 축구부는 지난해 전국 장애인 학생 체육대회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올해는 꿈에 그리던 우승을 기록했다. 성광학교 축구부 에이스는 지적장애 2급인 허정무 군. 그는 자신과 이름이 같은 허정무 부총재를 롤모델로 삼고 축구를 해왔다. 
허정무 군이 허 부총재를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름이 갖고 진돗개처럼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배우고 싶어서다. 
허정무 부총재는 한국 축구의 레전드로, 현역 시절 한국인 최초로 네덜란드 리그(PSV 에인트호번)에 진출했고 1986 멕시코 월드컵 등 각종 메이저 대회에서 활약했다. 대표팀 감독으로 2010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허정무 군은 자신의 롤 모델을 만나고 싶어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만난 서울 이랜드에 편지를 보냈다. 서울 이랜드 구단의 연락을 받은 한국프로축구연맹 사회공헌팀은 허정무 부총재에게 전달했고 이 소식을 들은 허정무 부총재는 흔쾌히 허락했다. 결국 지난 24일 서울 이랜드와 안산의 경기가 열리기 전 두 허정무는 만났다. 
서울 이랜드의 사회공헌활동이 성과로 나타난 것이다. 성광학교를 비롯해 밀알복지재단, 신아원, 서울시 장애인체육회 등과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울 이랜드는 성광학교에서 축구도 가르쳤다. 허정무 군은 도움을 받았고 축구에 대한 열정도 더욱 커졌다. 
자신의 롤 모델을 만난 허정무 군은 “어릴 때부터 허정무 감독님 스토리를 듣고 꿈을 키웠다. 오늘 이렇게 직접 만나 뵈어 신기하고 허정무 감독님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동영상] 서울 이랜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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