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라리'로 또 한 번 날아오른다. 가수 선미가 5개월만에 신곡을 들고 찾아왔다.
선미는 27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위치한 예스24라이브홀에서 새 싱글 '날라리'(LALALAY)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신곡 무대와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이날 선미는 작업 비화부터 활동 계획 등도 전하며 관심을 집중시켰다.
'날라리'는 '선미팝' 다섯 번째 신드롬을 이끌고나갈 곡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시나', '주인공', '사이렌', '누아르'에 이어 '날라리'까지 어쩌면 세 글자 신화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선미의 세 글자 제목은 언제나 차트 정상을 거머쥐었다. 이번에도 역시 이 신화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미는 월드투어 '워닝'(WARNING)을 진행하며 케이팝 여성 솔로아티스트의 역사를 세웠던 바. 이번 곡은 멕시코 투어 중에 작업한 곡으로, '흥'의 나라 멕시코에서 한국의 흥을 떠올렸다는 후문이다. '날라리'는 전반을 주도하는 댄스홀(Dance-hall)과 라틴(Latin) 풍의 이국적인 사운드 위로 거침없이 쏟아지는 가사가 인상적으로, 강렬하게 인트로를 압도하는 태평소 가락을 전면에 내세워 한국만의 바이브(Vibe)를 믹스 매치한 곡이다.

다음은 선미와 나눈 일문일답.
-컴백 소감은?
‘사이렌’ 이후 1년 만에 공식적으로 무대를 선보이는 거다. 사실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는 건 당연한 것 같고, 긴장이 되는 것도 당연하다. 이전 곡들과는 다른 곡이다. 이전엔 무거우면서 신나는 비트인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발랄하기도 하고 발칙하기도 하고 밝은 곡이다. 대중이 어떤 반응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날라리' 작업 비화는?
멕시코 투어 중에 영감을 받았다. 멕시코는 흥으로 유명하지 않나. 그래서 저도 많이 기대하고 공연을 갔다. 아니나 다를까.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고 심취하셔서 공연과 정말 하나가 되시더라. 새로운 경험이어서 되게 참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호텔에 돌아와서 공연이 끝나고 침대에 누워서 생각해 보니까 흥 하면 우리나라 사람이지 않나. 우리나라도 흥의 민족이기 때문에 조금 연관성이 있네, 갑자기 날라리라는 단어가 떠오르더라. 놀 때 놀 줄 아는. 날라리를 검색을 해봤다. 풍물노래에서 태평소를 날라리라고 부른다고 하더라. 태평소가 음악적으로 쓰기 좋은 소스이지 않나. 저는 그때 아마 ‘너의 다음 곡은 날라리야’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공동작곡하신 작곡가님에게 ‘다음 곡 태평소 비트 어떻냐’고 물어봤다.
-여자 솔로 아티스트로서는 최초로 18개도시 월드투어를 진행했는데.
여자솔로 아티스트로서 월드투어를 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무서웠다. 거듭 저 정말 괜찮겠냐고 물어봤다. 부담감이 너무 막중한 거다. 너무너무 많이 걱정을 했는데 투어를 하다 보니까 그 걱정이 되게 괜한 걱정을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눈 색깔도, 머리 색깔도,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다 한국말로 노래를 불러주고, 공연 전에는 다 같이 제 이름을 불러줬다. 하길 너무 잘했다고 생각했다. 저의 시야가 더 넓어지는 느낌이었다.

-뮤직비디오 에피소드는?
이번에도 룸펜스 감독님과 진행했다. 아무래도 저를 제일 잘 아는 분 같다. 그래서인지 어느 동작을 하면 다 너무 캐치를 잘해주시니까 촬영에 별 어려움은 없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뮤직비디오에서 보셨던 것처럼 거대한 나비 형상 앞에서 다 같이 군무를 추는 장면이 있다. 그 부분이 기억에 남는게 되게 강렬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같이 움직여주는 댄서분들도 멋있게 나와서 임팩트가 가장 강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자아에 대한 음악을 해오고 있는데.
제가 쓴 노래들을 여태껏 찾아보니까 사랑이라는 단어가 병적으로 안 나오더라. 그래서 장아에 관심이 간 이유는 제 생각에는 요즘 사람들, 현대인들이 마음이 많이 아픈 것 같다. 제 주변에도 있고, 쉽게 볼 수 있다. 사실 저는 그게 자아에 대한 불안 때문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 사람들에게, 내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보듬어주고 위로해주고 싶고 그리고 또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그런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자아에 대한 주제에 몰입해서 계속 공부도 하고 그런다. 제가 충고나 조언을 한다기 보다는 아픈 건 내가 알아주고, 나도 공감하고, 이런 게 더 아픈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와닿는다. 그래서 자아에 대한 노래가 많지 않나 싶다.
-월드투어를 위해 증량했는데.
제가 주인공 활동할 때 39kg까지 내려갔었다. 이러다가 죽겠다 싶어서 투어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 되니까 한시간 반을 무대 위에서 저 혼자 이끌어나가야 하지 않나. 그 책임감 때문에라도 증량을 해야겠다, 안 그러면 내가 죽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규칙적인 식사를 하고 운동도 했다. 사실 제일 도움이 많이 된 건 제 동생 때문이다. 동생이 투어 내내 함께했다. 그리고 또 일부러 같은 방을 사용했다. 동생 밥을 먹여야 되니까 얘 먹으면 저도 같이 먹게 된다. 증량의 비법은 동생이었다.
-세 글자 신화 의도했나.
저도 진짜 몰랐다. 진짜 의도한 게 아니다. 저도 그걸 되게 많이 봤다. 다음 곡은 다섯 글자다. 빠른 시일내에 내도록 하겠다. 이렇게 징크스를 만들면 안 되니까 그게 갑자기 신경이 쓰인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없나.
변화를 할 것인가 기존의 이미지를 가지고 갈 것인가, 항상 고민이 되는 문제다. 항상 말씀드리는 건데 저는 대중성과 아티스트 본인의 색깔의 중간점이 제일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만약 변화를 하고 싶으면 저는 일단 다른 사람들, 우리 회사에 있는 팀에 물어본다. ‘괜찮을까요? 어렵지 않을까요?’ 물어보면 다른 분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이게 변화를 해야 하는 단계구나, 순간이구나 느낌이 올 때가 있다. ‘날라리’가 그 순간이었다. 항상 고민이 많다. 이제 뭔가 ‘날라리’ 활동을 끝마치고 다음 앨범이 또 나올 거다. 다음 앨범에 대해서도 되게 도전적이고 모험적일 수 있다. 또 다른 변화일 수도 있다. 그건 아마 대중 여러분이 판단해 주시겠지만, 저는 변화에 대해서 두렵거나 망설인다거나 그렇지는 않은 편인 것 같다.
-공동작업에 대해
디제이 프란츠와 공동작업을 했다. 이게 SNS에도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공동작업이라는게 전세계적으로도 일반적인 거다. 한 곡이 완성이 되려면 트랙, 탑 라인, 가사, 또 다른 여러 부분의 많은 게 필요한데 저는 사실 이 작업들이 되게 분업화되고 전문적이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음악시장이 변화가 되게 빠르지 않나. 정말 트렌드를 알고 트렌드를 앞서가려면 이렇게 정말 분업화돼서 하는게 저는 맞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거에 대해서 아이돌이니까 이름만 얹는 거나, 숟가락만 얹는 거라는 말이 속상하더라. 그래서 그런 SNS 글을 올렸다. 지분은 항상 똑같았다. ‘사이렌’ 때도 ‘날라리’ 때도 저는 탑 라이너다. 멜로디를 담당하고 가사를 담당한다. 디제이 프란츠는 트랙을 담당한다.
-대중이 선미를 사랑하는 이유
앞으로 선미팝이라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제가 선미팝이라는 장르를 구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저의 음악을 잘할 거고 저의 색깔을 계속 담아낼 거다. 저는 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걸 사람들이 신선해하고 그거에 되게 새롭네, 라고 반응해주시고 궁금해 해주시는 것 같다. 저는 저대로 울고 싶으면 울고 화내고 싶으면 화내고 욕하고 싶으면 욕하고, 다양한 감정을 쏟아내고 예쁘지 않은 컷도 있다. 그런 걸 가감없이 보여주니까 그게 재밌고 색다르게 받아들여주시는 것 같다.
-마지막 활동 계획
다음 곡은 다섯 글자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뵐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활동이 짧다. 2주 활동이다. 제가 팬들에게 약속한게 있다. 올해 정말 안 쉬고 덕질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이렇게 ‘날라리’ 새로운 곡을 가지고 여러분 앞에 섰다. 앞전 곡들이 정말 저의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줘서 사실 ‘날라리’ 활동이 조금 부담이 된다. 그래도 오늘 이렇게 저에게 많은 부분을 궁금해해주시는 걸 보니까 또 잘 될 것 같기도 하다. / besodam@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