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적 의미로 ‘다크호스’는 역량은 알 수 없지만 뜻밖의 결과를 낼지도 모르는 말을 의미한다. 상대보다 먼저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다전제에서 이러한 ‘다크호스’들은 큰 역할을 발휘한다. 대처 능력이 부족하다면 한 포인트를 허무하게 내어줄 수 밖에 없다.
오는 31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벌어지는 ‘2019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결승전에서도 ‘다크호스’의 깜짝 등장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핀, SK텔레콤은 모두 밴픽에 있어서 허를 찌르는 시도를 곧잘 하는 팀들이다. 그리핀은 무려 18개 챔피언을 사용한 ‘쵸비’ 정지훈을 필두로 5명 모두 문어발같은 챔프폭을 자랑한다. SK텔레콤 또한 ‘페이커’ 이상혁에게 카사딘, 키아나를 쥐어주는 등 기습적인 밴픽을 이어나가고 있다.
두 팀은 결승전에서 어떤 챔피언을 ‘다크호스’로 활용하게 될까. 선택지는 많지만, 우선 한국을 제외한 4대 리그(유럽, 북미, 중국)의 선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LOL 유로피안 챔피언십(이하 LEC)’에서 정글러로 활약하고 있는 키아나, ‘LOL 프로 리그(이하 LPL)’에 등장해 파란을 일으켰던 AP 정글 쉬바나가 이에 해당된다.


지난 6월 29일 소환사의 협곡에 적용된 키아나는 다양한 원소 효과를 이용해 적을 제압할 수 있는 암살자 챔피언이다. 2019 LCK 서머 정규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키아나는 모두 미드 라인으로 사용됐다. 미드 라인에서 잘 성장한 키아나의 변수 창출은 SK텔레콤에게 큰 힘이 됐다. 이상혁의 키아나는 플레이오프 기간동안 결정타를 여러번 날리며 팀의 2승(KDA 5.3)에 일조했다.
LEC에서는 이러한 키아나의 가능성을 정글 라인에서도 찾았다. 키아나는 2019 LEC 서머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6팀 중 4팀(G2, 스플라이스, 로그, FC살케04)의 정글러가 모두 사용했다. 그중 FC살케04의 ‘트릭’ 김강윤은 키아나로 2승 1패(KDA 3.1)의 성적을 거뒀는데, 높은 챔피언 이해도를 보여주며 팀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 진출을 견인했다. 김강윤은 키아나 플레이의 필수 요소인 ‘원소 획득’ ‘여왕의 진가’를 정글 지역에서 자유자재로 활용해 적을 무력화했다.
LPL에선 AP쉬바나가 정글에 깜짝 등장해 블록버스터급 대미지를 선보였다. 사실 AP쉬바나의 등장은 그렇게 어색한 상황은 아니다. 지난 6월 28일 G2의 탑 라이너 ‘원더’ 마틴 한센은 ‘리프트 라이벌즈: 블루 리프트’ 팀 리퀴드 전에서 AP쉬바나를 꺼내 색다른 플레이를 보여줬다. 빠른 스킬 사용을 위해 ‘쇼진의 창’을 구비한 마틴 한센의 쉬바나는 비록 패배를 기록했지만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AP쉬바나는 LPL에서 더욱 다듬어진채 나타났다. 비리비리 게이밍의 정글러 ‘메테오’ 정궈하오는 지난 24일 벌어진 2019 LPL 서머 시즌 플레이오프 EDG전 1세트에서 쉬바나를 선택했다. 초반 상대방 트런들에게 휘둘리기도 했던 쉬바나는 트레이드 마크인 ‘드래곤 처치 능력’으로 5분만에 화염 드래곤을 획득했다. 이후 아이템을 잘 갖춘 쉬바나는 폭발적인 대미지의 ‘화염숨결’로 적들을 요격했다. 결국 쉬바나는 팀 내에서 대미지 2위(2만 282, 1위 코르키 2만 5663)를 기록하는 등 막강한 화력을 제대로 드러냈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