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열의 음악앨범' 김고은♥︎정해인, 스마트폰 없던 시절의 사랑[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08.28 12: 05

 ‘유열의 음악앨범’은 스마트폰이 없고 지금처럼 SNS 활동이 활발하지 않았을 시기에 만난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다.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엄마에게 빵집을 물려 받고 친언니 같은 은자(김국희 분)와 미수 제과를 운영하는 75년생 미수(김고은 분)는 스무 살이던 1994년 10월의 어느 날, 우연처럼 현우(정해인 분)를 만난다. 
미수가 매일같이 KBS 라디오 프로그램 ‘유열의 음악앨범’에 주파수를 맞추듯 그와의 사랑이 시작된 것이다. 두 사람에게 전에는 느낄 수 없던 떨림과 설렘이 찾아오고 서로의 존재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영화 스틸사진

영화 스틸사진
잘생긴 현우가 그렇다고 문제아는 아니었지만,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자유분방한 성격 탓에 사고를 일으키고 고민 끝에 다니던 고등학교를 중퇴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연락이 끊긴 미수와 현우. 대학교 4학년인 미수와 각종 고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던 현우는 3년 후 우연히 미수제과가 있던 곳에서 재회한다. 
취업, 생계 등 현실적인 여건으로 인해 고민이 큰 시기이지만 두 사람의 일상은 달달한 애정으로 가득하다. 20대 초반 두 남녀의 풋풋하고 ‘밀당’ 없는 사랑이 청춘의 패기와 상쾌한 활력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천리안, 이메일로 연락을 하긴 했지만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없어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 받기 어려운 시절이기에 미수와 현우는 만나고 엇갈리고 헤어지길 반복한다.
영화 스틸사진
사랑이든 일이든 무언가를 크게 이루고 싶지만 가진 게 없어 한없이 작아보이는 시기, ‘유열의 음악앨범’은 94년부터 2005년까지 11년 동안 상대를 온전히 느끼기에 틈이 큰 20대 청춘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미수와 현우의 이별은 길어지지만, 두 사람이 못 본 시간만큼 그들의 심리적 거리는 쉽게 멀어지지 않는다.
정지우 감독은 주저함이 많은 20대 남녀의 사랑을 아름다운 영상미와 90년대 후반을 장식한 인기곡들을 통해 주인공의 사랑을 고스란히 형상화했다. 미수와 현우가 연애하는 시간이 웃음을 터뜨릴 만큼 정겹게 그려진다. 마음을 울리는 두 남녀의 진실된 사랑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러닝타임 122분. /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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