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악마' 이정후도 김범수에겐 쩔쩔…"더 세게 붙는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8.29 05: 16

“왼손 강한 타자가 나오면 더 세게 붙으려 한다”. 
한화에 있어 이정후(키움)는 악마 같은 존재다. 입단 3년차, KBO리그 역대 최연소-최소경기 500안타를 돌파하며 통산 타율 3할3푼5리를 기록 중인 이정후는 한화를 상대로 유독 강했다. 한화전 통산 타율 4할1푼8리로 가장 높고, 안타도 최다 77개를 때렸다. 
한화 주력 투수인 안영명(8타수 5안타), 김민우(9타수 5안타), 이태양(8타수 3안타), 임준섭(5타수 3안타) 그리고 마무리 정우람(8타수 4안타)까지 이정후에게 3개 이상 안타를 허용했다.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와 채드벨도 나란히 3타수 2안타로 약했다. 

한화 김범수가 투구를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그런 이정후에게 유달리 강한 투수가 있으니 바로 좌완 김범수다. 이정후 상대로 통산 14타수 2안타 타율 1할4푼3리로 꽁꽁 묶었다. 특히 올해는 7타수 무안타로 완벽하게 봉쇄하고 있다. 28일 청주 키움전도 ‘이정후 킬러’ 김범수의 진가가 승부처에 빛났다. 
한화가 2-1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7회초 1사 1,2루. 이정후 타석에 김범수가 투입됐다. 초구 직구에 이어 2구째 146km 하이패스트볼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 6-4-3 병살타로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김범수의 시즌 첫 홀드. 한화도 2-1로 승리하며 6연패를 탈출했다. 
이정후가 타격을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김범수는 “정민태 투수코치님 주문대로 높은 직구로 승부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이정후 상대 기록이) 그 정도인 줄 몰랐다. 아무래도 왼손 강한 타자가 나오면 더 세게 붙고 싶은 마음이 든다. 공격적으로 승부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경기 전 전력 분석과 포수 (최)재훈이형의 리드 덕분에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지난 4월 중순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와 가능성을 보여준 김범수는 그러나 7월 4경기 연속 5이닝 미만 조기 강판에 패전을 당하며 불펜으로 보직을 옮겼다. 구원으로 나선 8월 9경기에서 2승1홀드 평균자책점 5.00으로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있지만 스스로에게 아쉬움이 남는다. 
김범수는 “감독님께서 선발 기회를 많이 주셨다. 기회를 충분히 받을 만큼 다 받았다. 내가 못해서 자리를 잃었고, 지금은 불펜에서 팀에 폐를 끼치지 않는 게 남은 시즌 목표”라며 “지금 자리에 최선을 다하면 내년이든 내후년이든 다시 (선발)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정후 상대로도 더 세게 붙는 패기를 유지한다면 기회는 머지않아 찾아올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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