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학교 가면 소는 누가 키우나…". 소 키우느라 조퇴는 기본이다. 청와대 초청까지 받은 소년농부 한태웅이 '라디오스타'에서 입담을 뽐냈다.
한태웅은 28일 밤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이하 라스)'의 '떡입부터 잘했군 잘했어' 특집에 가수 하춘화, 배우 정태우, 걸그룹 오마이걸 멤버 승희와 함께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는 이날 '라스'에서 2003년 생이라고 믿기 힘든 구수한 '애어른' 말투와 '인생 2회 차' 같은 달관한 태도로 주위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올해로 17세, 소년농부 한태웅에게는 농사가 전부였다. 그는 현재 소 16마리, 심지어 그 중 한 마리는 나라에서도 귀한 토종 칡소인 데다가, 닭은 30마리, 염소도 40마리 등을 키우고 논만 4000평, 밭도 3000평을 경작 중이었다.
![[사진=MBC 방송화면] 소년농부 한태웅이 '라디오스타'에 게스트로 출연해 입담과 포부를 뽐냈다.](https://file.osen.co.kr/article/2019/08/29/201908290544773525_5d66eacbe5ddb.jpg)
정작 한태웅은 "이 정도로는 어디 가서 농사짓는다고 말도 못한다"며 "제 꿈은 대농"이라고 겸연쩍어 했다. 심지어 그는 "그 정도면 사람을 써야 하지 않냐"는 '라스' MC들의 질문에 "이 정도로 사람 쓰면 동네 어르신들한테 '미친X' 소리 듣는다"고 손사래를 쳐 폭소를 자아냈다.

소년농부 한태웅은 사춘기도 남달랐다. 최근 할아버지와 자주 다툰다는 그는 "주로 할아버지가 자꾸 본인이 일한다고 나가시려는 걸 제가 말리는 식이다. 제가 불효자다"라고 말해 한번 더 감탄을 자아냈다.
자연히 학교에 가서도 농사 생각이 날 수밖에 없었다. 한태웅은 "원래는 농업고등학교를 가고 싶었는데 집에서 제일 가까운 농고가 가는 데만 1시간 30분 거리에 있다. 어쩔 수 없이 가까운 공업고등학교를 다니는데 친구들 다 아는 얘기를 저는 모르는 것도 많다. 그럴 때면 '농고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한태웅은 "소 축사에 CCTV를 달아놨는데 요즘엔 그걸 핸드폰으로 확인할 수 있더라. 그걸 보고 있다가 선생님이 오셔서 핸드폰을 뺏겼다. 결국 못 참을 것 같아서 조퇴를 했다. 소가 임신해서 언제 새끼를 낳아도 이상하지 않은 날이었다. 아침에 양수라도 터진 날에는 일찍 와서 선생님께 인사만 드리고 바로 돌아간다"고 말해 웃음과 놀라움을 동시에 자아냈다.
이처럼 농사에 매진한 결과 한태웅은 청와대에 초청받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께 직접 재배한 쌀도 드리고 '흙에 살리라'라는 노래도 불러 드렸다"며 남다른 감회를 드러내 놀라움을 더했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