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제작된 한국 이민자 가정의 이야기를 다룬 TV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이 현지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인정받았다. 한국계 배우들의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을 통해 얻은 자존감과 자긍심을 이야기했다.
서울드라마어워즈조직위원회(위원장 박정훈) 측은 29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서울드라마어워즈 2019(이하 SDA)' 해외초청작 '김씨네 편의점'의 내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한국계 캐나다 배우 폴 선형 리, 진 윤, 안드레아 방과 작품의 현지 제작사 썬더버드필름 이반 피싼 회장이 참석했다.
'김씨네 편의점'은 1980년대 캐나다 토론토를 배경으로 한국인 이민자 가정의 이야기를 그린 TV 시트콤이다. 동명의 연극을 원작으로 삼아 2016년 시즌1이 캐나다 공영방송 CBC에서 첫 방송되며 큰 호평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시즌2까지 인기리에 방송됐고, 현재 현지 시간으로 매주 화요일 저녁 8시에 시즌3가 전파를 타고 있다. 한국에서는 다국적 방송 콘텐츠 플랫폼 넷플릭스와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났다.
![[사진=서울드라마어워즈조직위원회 제공] '김씨네 편의점'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주연 배우 폴 선형 리(왼쪽부터), 진 윤, 안드레아 방과 제작사 썬더버드 필름 이반 피싼 회장이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https://file.osen.co.kr/article/2019/08/29/201908291654770047_5d678bb506521.jpg)
이날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폴 선형 리(이하 폴), 진 윤(이하 진), 안드레아 방(이하 안드레아)은 극 중 주인공 가족의 아빠와 엄마, 딸을 맡아 아들 역의 중국계 배우 시무 류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계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운 콘텐츠가 북미권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은 현지에서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사진=서울드라마어워즈조직위원회 제공] '김씨네 편의점'에서 엄마 역으로 출연하는 한국계 캐나다 배우 진 윤.](https://file.osen.co.kr/article/2019/08/29/201908291654770047_5d678bb56e10b.jpg)
이와 관련 진은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사이에 한국을 비롯해 많은 아시아 국가의 사람들이 캐나다로 이민 왔다. 저 또한 그때 이민 온 부모를 가진 교포 2세"라고 스스로를 소개했고, "그 이민 1세대가 자리 잡고 2세대까지 자라서 현재와 같은 성공의 충분한 자원을 갖고 있었기에 지금 같은 성과가 가능했으리라 본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실제 많은 이민 2세대들이 현지에서 음악, 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티스트로 성장했다"며 "저희 부모님도 제가 배우가 되는 걸 반대하셨을 정도로 저나 폴 등은 20여 년 전부터 돈 한 푼 받지 않고 연극배우를 시작했다. 그때는 힘들었지만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성과가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며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이반 피싼 또한 '김씨네 편의점'의 원작 연극 작가이자 TV 시트콤 작가 역시 아시아계 이민자임을 언급하며 "작가가 배우로 시작해서 작가가 됐다. 과거에는 이민자들에게 배우의 기회가 얼마 없어서 작가의 길을 걷게 됐고, 작가의 길을 걸으며 본인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글을 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참석자 중 가장 젊은 안드레아 역시 "폴, 진처럼 앞선 이민자들의 많은 노력이 저 같은 사람의 진입장벽을 많이 허물어주셨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거들었다.
![[사진=서울드라마어워즈조직위원회 제공] '김씨네 편의점' 총제작사 썬더버드 필름 이반 피싼 회장.](https://file.osen.co.kr/article/2019/08/29/201908291654770047_5d678bb5e0df0.jpg)
특히 폴은 과거 한국에 마지막으로 왔던 때와 현재의 심경을 비교하며 이민자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마지막으로 한국에 온 게 36년 전"이라며 "그래서 이번엔 굉장히 걱정이 많았다. 제 삶의 대부분을 한국인의 정체성을 밀어내고 거부하려고 많이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캐나다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다"던 폴은 "모순적이지만 제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많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그런 배경 때문에 이번 방문이 걱정스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깨달은 것은 '조금 더 빨리 와서 볼 걸'이라는 점이었다"며 "제 가족들도 다 같이 와서 한국에 오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년에 그런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서울드라마어워즈조직위원회 제공] '김씨네 편의점'에서 아빠 역으로 출연하는 한국계 캐나다 배우 폴 선형 리.](https://file.osen.co.kr/article/2019/08/29/201908291654770047_5d678bb64ba33.jpg)
그런가 하면 폴과 진은 2011년 상연된 원작 연극부터 캐나다 전역을 돌며 '김씨네 편의점'을 공연하고 TV 시트콤까지 참여한 배우들이었다. 이에 폴은 "연극과 TV 시트콤 사이에 큰 차이가 있기도 했지만, 극 중 아빠처럼 고집스럽고 굉장히 강한 사람들이 제 주변에 있었기 때문에 이 역할을 소화할 수 있던 것 같다"며 실제 주위의 한국 이민자들을 보고 연기를 참고한 점을 털어놨다.
다만 그는 "최대한 좋은 모습을 진실성 있게 표현하고 싶었다"며 "이를 도와주는 굉장한 배우, 작가들이 있었기 때문에 저를 항상 도와주고 발전하는 분들이 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진화하는 모습이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진 역시 폴을 비롯해 오랜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 호흡하며 발전한 점을 언급하며 "서로의 장점을 잘 알고 서로 응원해주기도 한다", "갈수록 더 잘 표현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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